충청권 이어 두 번째 권역별 현장 방문
대학 창업가 만나 GPU·공공구매 지원 건의 청취
중소기업 신산업 전환·헴프특구 규제 개선 논의
영주 지역 상권 찾아 소상공인 목소리 들어
[헤럴드경제=부애리 기자]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울산과 경북을 찾아 1박 2일간 창업기업과 중소 제조업체, 지역 상권을 잇달아 방문했다. 현장에서 제기된 신산업 전환 지원과 규제 개선 등의 요구를 정책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이 장관은 지난달 30일부터 31일까지 울산과 경북 일대에서 ‘1박 2일 현장 속으로’ 일정을 진행했다. 이번 방문은 이 장관이 전국 권역별로 1박 2일간 머물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소통 행보의 일환이다. 지난 충청권 방문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됐다.
이 장관은 첫 일정으로 울산과학기술원(UNIST)을 방문해 딥테크 창업의 기반이 되는 연구시설을 둘러보고 대학생 창업가와 창업동아리 학생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는 대학의 연구 역량과 인근 대기업의 산업 기반을 활용한 지역 창업 생태계 활성화 방안이 논의됐다.
학생들은 정부의 창업 지원이 실증 단계에 그치지 않고 공공기관의 제품·서비스 구매와 도입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건의했다. 인공지능(AI) 개발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인프라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어 이 장관은 경북 영천에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냉각시스템 제조기업 한중엔시에스를 방문했다. 자동차 부품기업에서 출발한 이 회사는 15년간 기술개발을 통해 ESS 냉각 전문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전환했다.
이 장관은 제조 공정과 스마트공장 활용 현황을 살펴보고 한중엔시에스를 전기국가(Electro-state) 실현과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중소기업이라고 평가했다.
기업 측은 기존 중소기업이 신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전환할 때 정부 지원을 받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며 정책적 지원을 요청했다.
이미 생산시설과 인력을 갖춘 기업이 새로운 산업에 진출하려면 기술개발뿐 아니라 설비 전환과 생산공정 개선 등이 필요하다. 이번 현장에서도 기존 기업의 사업 전환 과정까지 정부 지원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됐다.
이 장관은 같은 날 경북 안동의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도 찾았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형동 국회의원 등과 함께 특구의 실증 성과를 확인하고 관련 기업들과 규제 정비 및 제도화 방안을 논의했다.
현장에서는 마약류관리법 개정 필요성과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시설 등 생산 기반 구축, 사업화 지원 강화 등이 주요 과제로 다뤄졌다.
이 장관은 “경북 헴프특구에서 축적한 재배·추출 기술, 전주기 안전관리 실증 결과와 기존 규제의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 부처와 협력해 안전성을 확보하면서도 신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합리적인 규제 체계 정비 방향을 모색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둘째 날에는 경북 영주 원도심 상권을 방문했다. 영주는 문어와 사과, 인삼 등 지역 먹거리를 활용한 상권 경쟁력을 인정받아 올해 중기부 글로컬 상권에 선정된 지역이다. 현재 ‘영주문어1955’ 브랜드를 중심으로 상권 육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장관은 지역 상권을 둘러본 뒤 소상공인 및 상권기획자들과 차담회를 열고 지역 자원을 활용한 상권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장관은 “영주는 고유의 스토리와 풍부한 지역 자원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키워나갈 수 있는 곳”이라며 지역 상인과 로컬창업가, 상권기획자 등의 주도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이후 안동에서 열린 ‘코리아 그랜드 페스티벌’ 개막식에도 참석했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는 10개 부처와 대기업, 소상공인 등 약 4만개 사가 참여하는 범부처 합동 소비행사다. 이 장관은 개막식에서 “앞으로 세계적인 대표 축제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1박 2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며 “지역 창업, 제조혁신, 신산업 규제, 소상공인 활성화 등 정부 정책의 출발점은 현장의 정책 고객”이라며 “이번 행보를 밑거름 삼아 규제 개선과 정책 환류 등을 국민과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중기부는 앞으로도 전국 권역별 현장 방문을 이어가며 지역별 정책 수요를 파악하고 중소기업·소상공인과의 소통을 확대할 계획이다.
중소기업계에서는 현장 소통이 일회성 방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정책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별로 창업 기반과 주력 산업, 기업들이 직면한 경영 환경이 다른 만큼 획일적인 지원보다는 현장의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현장에서 제기된 규제 개선과 지원 확대 요구가 관계 부처 협의와 후속 정책에 얼마나 반영될지가 향후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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