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식 대신 사업부문 대표 기념사

전영현 “기술력을 더 높여야 할 때”

노태문 “삼성, 위기극복 성장역사”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제공]

“최근 실적은 개선됐지만 우리의 기술 경쟁력이 충분히 회복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다음달 1일 창립 57주년을 앞둔 가운데 양대 사업부문 대표이사는 여전히 녹록지 않은 대외 경영환경을 지목하며 기술력 강화와 인공지능(AI)을 통한 업무혁신을 역설했다.

매년 경기도 수원 본사에서 창립기념식을 열었던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이를 생략하고 대표이사 기념사로 대신했다. 앞으로 창립 60주년, 70주년 등 10주년 단위로 행사를 갖기로 했다.

‘반도체 수장’인 전영현(왼쪽)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은 올해 분기마다 ‘새 역사’를 쓰고 있는 기록적인 실적에 대해 “AI 성장이라는 시황에 힘입은 성과”라며 냉정하게 진단했다. 역대급 실적을 자축하기보다 기술력을 더 높여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부회장은 “시장의 호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며 “단기적인 시황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초격차는 선언이나 구호가 아니라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고객이 인정하는 기술 경쟁력과 품질로 증명돼야 한다”며 기술과 품질 등 근원적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다. 이어 “차세대 컴퓨팅 아키텍처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기술 및 제품을 준비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기술 역량도 확보해야 한다”며 AI 시대 차세대 시장을 주도할 기술 개발을 강조했다.

기술과 품질 경쟁력이 곧 사람에 의해 좌우되는 만큼 “젊은 인재들이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 세계 최고의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며 인재 육성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아울러 고객에 대한 감사와 겸손의 자세도 당부했다. 전 부회장은 “오늘날 AI 반도체 시장의 성장과 새로운 기회는 고객이 만들어 준 것”이라며 “호황일수록 더욱 겸손해야 한다. 호황을 이유로 고객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우월적 지위를 내세우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고 했다.

전 부회장은 “우리가 거둔 성과가 협력사와 지역사회에도 새로운 기회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상생의 중요성도 피력했다.

완제품(세트)사업을 이끌고 있는 노태문(오른쪽)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사장)은 적자 속 본업 경쟁력 회복과 신사업 육성을 강조했다. 선도업체 간 AI 서비스와 디바이스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고 칩플레이션으로 인해 원가 압박까지 더해진 환경 속에서 발빠른 준비와 대응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특히 근원적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실었다. 그는 “제품 완성도, 품질, 운영 등 디바이스 사업 근원 경쟁력을 높여 시장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며 “부품 가격 등 공급망 리스크가 클 수록 관리 역량을 높여 차별화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로봇·공조·메드테크·전장 등 신기술 육성에 더욱 주력할 것을 강조했다. DX부문은 지난 7월 노 사장 직속으로 ‘RX(로보틱스경험)사업추진실’을 신설할 만큼 로봇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그는 “차별화된 핵심 기술 확보, 개발 및 제조 인프라 구축, 혁신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를 통해 미래 지속 성장 기반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AX(AI 전환)를 바탕으로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해 체질 개선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사장은 “업무 전반의 스피드, 생산성, 완성도를 높이고 영업, 물류 등 8대 업무를 AI 활용에 최적화된 프로세스로 재설계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AI 네이티브 컴퍼니로 전환해야 한다”며 “AX 혁신의 성과로 확보된 재원과 역량은 고부가가치 업무, 신성장 분야에 재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삼성전자의 역사는 위기를 극복하면서 성장해왔다”며 “DX부문이 어려운 경영 여건에 직면해 있으나 함께 흘린 땀과 노력은 더 큰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일·이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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