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린지 美외교협회 선임연구원
의회가 대통령 권한 뒤집은 사례 두 번뿐
트럼프, 의회 견제에 거부권으로 대응할 것
남은 2년, 1기때와 유사…더 큰 혼란 올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중 마지막 2년은 첫 2년과 매우 비슷한 모습일 가능성이 크다. 어쩌면 훨씬 더 큰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
11·3 미국 중간선거가 일주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제임스 린지(사진) 미국외교협회(CFR) 메리·데이비드 보이스 외교정책 석좌 선임연구원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이 같은 전망을 내놓았다.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하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대외정책에서 ‘마이웨이’를 고수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린지 선임연구원은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거나 상·하원 모두를 장악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제약하거나 방향을 바꾸는 데 성공할 가능성은 작다”며 “언제 협상할지, 누구와 협상할지, 무엇을 놓고 협상할지와 같은 일부 대통령 권한은 의회가 지시하거나 제한하거나 규제할 수 있는 범위 밖에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관세정책에 관한 권한을 되찾을 가능성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게 린지 선임연구원의 전망이다. 그는 “그간 의회는 대통령의 거부권을 뒤집는 데 있어 매우 저조한 실적을 보여왔다”며 “특히 외교 문제에서는 더욱 그렇다. 지난 40년 동안 의회가 외교 문제에서 대통령의 거부권을 뒤집은 것은 단 두 차례뿐이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설령 민주당과 공화당이 힘을 합쳐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을 제한하려는 법안을 통과시키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그 법안들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린지 선임연구원은 다가오는 선거에 대한 판세에서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하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고 했다. 민주당으로선 공화당을 상대에게 얼마나 큰 격차로 승리하느냐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상원에 대한 다수당을 민주당이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도 린지 선임연구원은 공화당이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선거에서 유지될 것이 확실해 보였던 의석들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올해 중간선거에서 상원의 구도는 공화당에 매우 유리했다”면서도 “연초까지만 해도 공화당은 중간선거에서 자신들의 상원 다수당 의석수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을 정도였다”고 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상원 전체 100석 가운데 35석을 새로 뽑는다. 비당파적 선거 예측기관인 ‘쿡 폴리티컬 리포트’(이하 쿡 리포트)에 따르면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탈환하려면 4석을 확보해야 한다. 린지 선임연구원은 “민주당은 상원에서 다수당을 차지하는 데 필요한 4석을 얻지 못하더라도 여전히 유권자들이 자신들의 편에 있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린지 선임연구원은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을 유지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자신의 선거 승리로 규정하고 자축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승리를 주장하거나, 적어도 패배를 인정하기를 거부한다”며 “그가 선거 결과에 다르게 반응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린지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재선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양원에서 모두 다수당이 되는 ‘블루 웨이브’가 이뤄져도 민주당의 외교정책 선호를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은 작다고 했다. 그는 대표적인 사례로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위기에 따른 유가 폭등에 대응하고 미국 내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러시아산 경유를 수입하기로 한 이른바 ‘경유 딜’과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그레이엄법’의 시행 보류를 꼽았다.
린지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도전을 받으면 물러서기보다는 일반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더욱 강하게 밀어붙인다. 그가 지금 와서 자신의 성향을 바꿀 가능성은 작다”며 “그가 레임덕 대통령이라는 사실은 자신의 결정이 인기가 있는지를 평소보다 더 걱정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결정이 “대중이나 의회가 좋아하는지 걱정하는 대통령의 행동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제임스 린지는 누구?
미국의 국가안보 정책과 외교정책 결정 과정, 외교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국내 정치 요인 등을 연구해 온 외교·안보 전문가다. 1996~1997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글로벌 이슈 및 다자외교 담당 국장을 지냈으며, 브루킹스연구소 부소장과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 국제안보·법률센터 초대 소장 등을 역임했다.
김영철 기자
yckim6452@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