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형 당뇨병 진단 40세 이상 성인 추적·관찰

새롭게 당뇨병을 진단받았을 때 치료 강도가 높거나 단기간에 치료가 빠르게 강화된다면 췌장암 위험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진단 당시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약 80~90%는 진단 당시 수술적 절제가 어려운 상태로 발견되며, 절제가 가능한 환자도 수술 후 5년 생존율이 약 20%에 머문다. 이에 증상이 나타나기 전 췌장암 위험이 큰 환자를 선별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생존율 향상을 위한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새롭게 발생한 당뇨병이 췌장암의 조기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연구는 꾸준히 보고됐다. 췌장암 환자의 약 절반에서 당뇨병이 동반되며, 이 가운데 상당수는 암 진단에 앞서 고혈당이 나타난다. 하지만 기존 연구는 주로 췌장암 진단 전 당뇨병 발생 여부에 초점을 맞춰, 진단 당시 당뇨병의 중증도나 이후 악화 속도에 따른 췌장암 위험 차이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정문재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이민영 내분비내과 교수, 장성인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유민희 연구지원부 연구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 2002~2019년 자료를 활용해 2005년부터 2019년까지 새롭게 제2형 당뇨병을 진단받은 40세 이상 성인 11만6064명과 비당뇨병 대조군 28만6599명 등 총 40만2663명을 최대 15년간 추적했다.

분석 결과, 췌장암 발생 위험은 진단 당시 당뇨병의 치료 강도가 높을수록 증가했다. 비당뇨병 대조군과 비교해 무투약군은 3.01배, 경구혈당강하제군은 4.32배, 인슐린 주사군은 5.6배 높게 나타났다. 이 같은 경향은 당뇨병 발병 후 3년 이내 진단된 췌장암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비당뇨병 대조군과 비교한 3년 이내 췌장암 위험은 무투약군 4.75배, 경구혈당강하제군 9.44배, 인슐린 주사군 10.73배였다.

또한 같은 수준의 치료로 시작했더라도 치료 강도가 유지되거나 낮아진 환자보다 약물 추가나 인슐린 도입 등 치료가 강화된 환자에서 췌장암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당뇨병 진단 당시에는 약제를 사용하지 않았으나 6개월 이내 당뇨병 약물 치료를 새롭게 시작한 환자의 췌장암 위험은 비당뇨병 대조군 대비 6.50배로, 이는 진단 초기부터 당뇨병 경구약을 사용했지만 이후 치료 강도가 상승하지 않은 환자의 3.67배보다 높았다. 특히, 경구약으로 치료를 받다 6개월 이내 인슐린 주사 치료가 필요해진 환자는 비당뇨병 대조군에 비해 췌장암 발생 위험이 26.54배까지 상승했다.

정문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신규 발생 당뇨병의 초기 중증도와 단기간의 진행 양상을 췌장암 조기 발견 전략에 활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면서 “다만, 신규 당뇨병 환자에서 췌장암의 절대 발생 위험은 1~2% 미만으로 낮아, 임상 양상과 위험예측모형·생체표지자를 결합한 정밀 감시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태열 건강의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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