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9일 수도권 주택 공급을 위해 경기 김포·구리·하남 등 6곳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어 7만6700가구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8·13 대책에서 내놓은 2만7200가구를 더하면 수도권 신규 택지 공급 규모는 10만3900가구에 이른다. 새 택지들은 서울 경계에서 5㎞ 안팎에 있어 서울 접근성이 좋다. 실수요자의 관심을 끌 만한 입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에 발표한 신규 택지는 김포아라지구 3만7000가구, 구리건원지구 1만4600가구, 하남미사지구 1만2000가구, 하남감일2지구 6500가구, 고양대곡지식융합지구 4000가구, 의정부다락원지구 2600가구다. 가장 큰 김포아라지구는 서울 강서구와 맞닿아 있고, 구리건원과 하남미사·감일지구도 서울 동부권과 가깝다. 관심을 모았던 서울 그린벨트 해제는 서울시와의 협의 문제로 이번 대책에서 빠졌다. 정부는 공공택지 최단기 착공모델을 적용해 통상 68개월 걸리던 착공 전 행정 절차를 37개월로 줄이고, 2030년 안에 착공해 이르면 2033년 첫 입주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공급 대책으로 따지면 이번이 네 번째다. 공급이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는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해 시장의 공급 불안을 잠재우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실제 착공으로 이어지는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8·13 대책에서 먼저 발표한 2만7200가구 가운데 서울 강서 1000가구는 2029년, 남양주도심 2만1700가구와 경기광주역세권2 4500가구는 2030년 상반기 착공이 목표다. 이번에 추가한 7만6700가구는 2030년까지 착공한다는 목표만 제시됐을 뿐, 실제 얼마나 첫 삽을 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올해 26만8000가구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10월 둘째 주까지 착공 실적은 9만9000가구에 그쳤다. 연간 목표의 36.7% 수준이다.

제때 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 더는 공급 약속을 믿지 않게 된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착공 전 행정 절차를 획기적으로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공급 대상지 대부분이 그린벨트여서 토지 보상과 환경성 검토 등 넘어야 할 절차가 적지 않다. 공급 물량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김포아라지구는 교통 대책도 숙제다. 이미 출퇴근 시간대 혼잡으로 ‘지옥철’이라는 오명을 쓴 김포골드라인의 교통난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지자체와 주민의 반발 해소 역시 변수다.

무엇보다 이번 대책만으로는 당장 발등의 불인 수도권 집값 상승과 전·월세 불안을 잠재우기 어렵다. 서울 아파트값은 90주째 오르고 있다. 정비사업 활성화, 도심 유휴부지 활용을 통해 기존 주택 공급을 앞당기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같은 사업성 제약 규제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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