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현지서 공장 증설 발표
하이브리드·EREV 엔진 생산시설 확충
2027년 싼타페 EREV 현지 양산
美 투자 누적 22억달러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현대자동차가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 약 4억5000만달러(약 6400억원)를 추가 투자한다. 투싼 하이브리드와 싼타페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를 현지에서 생산하기 위한 시설 확충이다.
29일 미국 앨라배마주 정부와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대차 앨라배마 생산법인(HMMA)은 지난 28일(현지시간) 몽고메리 공장에서 대규모 투자 기념행사를 열고 생산시설 확장 계획을 발표했다.
행사에는 케이 아이비 앨라배마 주지사를 비롯해 주정부와 몽고메리시 관계자, 현대차 현지 경영진 등이 참석했다.
이번 투자의 핵심은 엔진 생산시설을 확대하고 새로운 전동화 파워트레인 생산에 대응하는 것이다.
현대차는 앨라배마 공장의 엔진 생산능력을 늘리는 동시에 하이브리드와 EREV 관련 기술을 적용할 수 있도록 설비를 개선할 계획이다. 기존 내연기관차를 중심으로 운영해 온 생산시설을 다양한 동력원을 갖춘 차량에 대응하는 거점으로 전환하는 작업이다.
EREV는 전기모터를 중심으로 차량을 구동하면서 내연기관 엔진을 발전용으로 활용해 주행거리를 늘리는 방식이다. 순수 전기차와 달리 배터리 충전 외에도 엔진을 통해 전력을 확보할 수 있어 장거리 운행에 유리한 것이 특징이다.
완성차 생산라인도 개편한다. 앨라배마 공장은 새롭게 설계된 차세대 투싼과 부분변경 싼타페를 생산할 수 있도록 설비를 정비할 예정이다.
특히 신형 투싼은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현지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그동안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던 투싼 하이브리드의 현지 생산을 확대함으로써 관세 부담을 줄이고 북미 시장 수요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투자 계획은 현대차가 앞서 제시한 미국 생산 확대 전략의 연장선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9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26 오토모티브 뉴스 콩그레스’에서 앨라배마 공장에 약 5억달러를 투자하고 투싼 하이브리드의 미국 생산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는 지난 8월 ‘2026 CEO 인베스터데이’에서도 내년 상반기 싼타페 EREV를 출시하고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싼타페 EREV는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해 1회 충전과 주유로 600마일(약 965㎞) 이상을 주행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현대차는 신형 투싼 하이브리드와 싼타페 EREV 등을 통해 북미 친환경차 라인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마크 레이더 HMMA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날 행사에서 “이번 투자는 새로운 차량 생산과 엔진 제조 역량 확대, 첨단 구동 기술 도입을 뒷받침해 자동차산업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고객에게 더 많은 선택권과 유연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이번 투자는 신뢰를 의미한다. 공장과 직원, 협력업체 네트워크, 그리고 앨라배마에 대한 신뢰”라고 강조했다.
이번 증설을 통해 현지 고용도 늘어난다. 신규 투자사업에서는 정규직 일자리 53개가 창출될 예정이다. 신규 채용 인력의 평균 시급은 30.03달러로, 연간 임금으로 환산하면 약 6만2467달러 수준이다.
현재 HMMA에 근무하는 직원은 약 4200명이다. 이번 투자가 완료되면 현대차가 2005년 앨라배마 공장에서 차량 생산을 시작한 이후 누적 투자액은 약 22억달러에 이르게 된다.
앨라배마 공장은 현대차의 미국 첫 완성차 생산거점이다. 현재 투싼과 싼타페, 싼타페 하이브리드, 싼타크루즈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향후 차세대 차량까지 생산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현지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 앨라배마주 정부에 따르면 HMMA와 협력업체들이 창출하는 연간 경제적 파급효과는 50억달러(약 7조원)를 웃돈다.
현대차 공장을 통해 발생하는 세수는 주정부 기준 연간 약 1억달러, 지방정부 기준 1200만달러 이상으로 추산된다. 현대차는 최근 4년간 지역 자선단체와 공립학교, 지역사회 개선 사업 등에 매년 약 100만달러를 기부해 왔다.
아이비 주지사는 “앨라배마와 현대차는 성공적인 협력 관계를 이어온 한 팀”이라며 “이번 대규모 투자는 현대차의 자동차 생산라인을 강화하고 양측의 협력 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엘런 맥네어 앨라배마주 상무장관도 이번 투자에 대해 “제조 역량을 강화하고 첨단 자동차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동시에 차세대 차량 생산을 위한 인력 양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스티븐 리드 몽고메리 시장은 “현대차의 투자는 지난 20여년간 몽고메리 경제를 변화시킨 중요한 협력 관계”라며 지역 주민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현대차는 앨라배마 공장뿐 아니라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 미국 생산시설 확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30년까지 북미 생산능력을 연간 50만대 추가 확보하고, 북미 현지 부품 조달률을 80% 이상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kwater@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