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직전 분기 대비 1.0%(속보치) 성장했다고 한국은행이 27일 밝혔다. 반도체의 성장 기여가 전체의 절반 정도로 추정됐다.
부문별 성장기여도는 설비투자(0.4%포인트), 정부소비(0.3%포인트), 순수출(0.1%포인트) 순으로 이들이 전체 성장률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반도체가 수출과 국내 투자 모두 이끌었다는 뜻이다. 3분기 깜짝성장으로 올해 연간 전망치도 종전(3.3%)보다 대폭 높은 최대 4%까지 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그러나 3분기 민간소비는 0.2% 감소했고 올해(1~9월) 취업자 월평균 증가 폭과 평균 고용률은 6년만에 가장 낮다. 소비와 고용 증대 없는 반도체·기술 업종 중심 불균형·비대칭 성장이 가시화하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수출 산업 비중이 큰 한국이 유독 두드러지지만, 투자와 매출·이익의 ‘쏠림’은 인공지능(AI) 기술이 판도를 재편하고 있는 전세계의 공통적 현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시가총액 상위 500개 기업(S&P500)의 올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전체 이익 증가분의 34%는 엔비디아와 마이크론, 두 곳에서 나오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 투자사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에 따르면 S&P500기업 중 엔비디아를 비롯한 대형 기술기업 7곳(M7)의 이익률은 30%, 나머지 기업은 평균 9~10%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미국의 AI모델 개발·서비스사인 앤트로픽이 미 증시 공식 상장 절차에 들어갔다. WSJ 등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기업 가치를 2조달러(약 2700조원)으로 평가받아 1000억달러(약 133조원)를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앤트로픽의 상장은 규모도 기록적이지만, AI모델 선두 기업으로서 첫 기업공개(IPO)의 이정표가 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각별하다. 반도체 회사로서 현재 글로벌 시가총액 1위인 엔비디아와 함께 AI 혁명 시대를 상징하게 된 것이다. 투자·수익 등 자본의 집중이 AI인프라와 AI소프트웨어 등에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들 현상은 우리 국가전략을 ‘AI산업 육성’에서 ‘AI 경제 생태계’로 패러다임을 확장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AI 기술에 따른 산업간 격차와, 성장과 내수·고용의 괴리를 극복하기 위해선 ‘균형 성장’과 ‘분배 개선’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즉 AI 기술을 전 산업으로 확산해 생산성을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가계소득 및 고용 증가를 이뤄내야 한다. 이제는 AI 관련 산업 육성만이 아니라 AI기술 도입에 기반한 생산성 혁신을 목표로 하고, 이를 수출-내수-고용 선순환의 새로운 경제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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