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차 알고리즘 근거 원청교섭 요구
회사측, 사용자성 법적판단 받을 것
택시 노조, 노동위에 시정신청 예고
플랫폼 사업자 직접 교섭 파장 촉각
노란봉투법 분쟁이 모빌리티 업계까지 번졌다. 택시 업계가 ‘배차 알고리즘’을 근거로 카카오모빌리티를 원청으로 지목하고 단체교섭을 요구했지만, 카카오모빌리티가 사실상 거부했다. 택시 업계는 이번 주 중으로 노동위원회에 시정신청을 제기할 예정이다.
택시 업계가 카카오모빌리티를 상대로 직접 단체교섭을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택시 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알고리즘을 통해 기사를 결과적으로 지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노란봉투법에 따라 직접적인 고용관계가 없는 플랫폼 기업도 사용자로 인정될 수 있다는 논리다.
27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한국노총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이하 전택노련)이 노란봉투법을 근거로 카카오모빌리티에 요구한 단체교섭이 불발됐다. 앞서 전택노련은 지난달 10일 카카오모빌리티를 원청으로 지목하는 내용의 단체교섭 요구 공문을 발송했다. 그러나 카카오모빌리티가 해당 사실을 공고하지 않으면서 절차가 시작되지 못하고 있다.
전택노련 측은 카카오모빌리티가 호출·배차 알고리즘을 통해 기사의 일감과 수입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배차 알고리즘의 공정성과 투명성 ▷기사 평가 및 계정 제재 기준 ▷수수료·인센티브 체계 ▷자율주행·인공지능(AI) 등 미래산업 전환에 따른 노동자 보호 등을 교섭 의제로 제시했다. 법인택시 기사의 직접적인 사용자는 소속 택시회사지만, 노란봉투법 상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원청 사용자로서 교섭에 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그러나 카카오모빌리티가 한 달 넘게 해당 사실을 공고하지 않으면서 교섭이 불발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법적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문서를 지난 8일 전택노련에 회신했다.
전택노련은 법적 절차에 나서 노동위의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전택노련 관계자는 “이번 주 관할 노동위에 교섭요구 사실 공고 시정신청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전례가 없는 교섭 요구인 만큼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관련한 기존 사례나 판례가 확립되어 있지 않아, 사법 절차를 통해 사용자성에 대한 법적 판단 기준을 확인받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번 분쟁은 지난 3월 시행된 노란봉투법과 맞닿아 있다.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근로계약을 직접 체결하지 않았더라도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를 해당 범위에서 사용자로 인정하도록 규정했다.
핵심은 법인택시 기사가 소속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상황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배차 알고리즘이 이들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수단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다.
전문가들은 이번 분쟁의 결과가 플랫폼 업계 전반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알고리즘을 통한 통제가 원청 사용자성 인정의 근거가 될 시, 플랫폼 기업이 알고리즘 운영 기준의 공개를 둘러싼 단체교섭 요구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차민주·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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