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용잠공장서 준공 기념 기자간담회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연 캐파 15만t으로 확대
송원길 대표 “1년 중 90일만 작업 가능…기자재 보관했다 즉시 투입해야”
입지로 남해안·서해안 부근 지목
GS엔텍, 화공 플랜트서 사업 전환 후 국내 프로젝트 대량 공급
국내 유일 원통형 모노파일 생산
허태수 GS 회장 “미래 성장 분야서 새 사업 기회 모색”
[헤럴드경제(울산)=박혜원 기자] “해상풍력도 이른바 ‘쿠팡 물류센터’ 역할을 할 전용 부두가 필요합니다.”
송원길 GS엔텍 대표이사는 지난 26일 울산 용잠공장에서 열린 모노파일 전용 설비 준공식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해상풍력 전용 부두’ 필요성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GS엔텍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원통형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모노파일’을 생산하는 회사다.
GS엔텍의 기존 주력 사업은 대형 화공 플랜트였다. 그러나 지난 2022년 세계 1위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조사인 네덜란드 Sif(시프)와의 협력을 시작으로 사업을 전환하고 있다. 이날 준공한 모노파일 설비 역시 기존 화공 설비를 개조해 자동화 설비를 적용한 것으로, 총 3000억원이 투입됐다.
설비 하나당 무게가 수천톤(t)에 달하는 해상풍력 발전기 전용 부두는 업계 오래된 숙원이다. 일반 부두는 이런 막대한 하중을 견디지 못해, 대량으로 기자재를 적재하기 어렵다. 일례로 GS엔텍이 최근 영광낙월 프로젝트에 공급한 모노파일 무게는 한 기에 880t에 달하는데, 일반 부두가 견디는 하중은 1㎡당 3t 정도다.
송 대표이사는 “우리나라 해상 기후 여건상, 해상풍력 단지 구축 작업을 할 수 있는 날은 1년 중 90일뿐”이라며 “단지 인근에 기자재를 보관했다가 설치 작업이 가능한 날에 즉시 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부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상풍력 발전기를 주로 설치하는 남해안이나 서해안 부근에 부두가 있으면 사업의 지속성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발주 물량에 대응할 인프라 구축 필요성도 언급됐다. 그는 “정부가 해상풍력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황에서, 매년 나올 발주 물량을맞추기 위해선 부두와 같은 인프라가 함께 확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매년 4기가와트(GW)씩, 2035년까지 총 25기가와트(GW)의 해상풍력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매년 새로 조성될 해상풍력 발전단지에 제때 기자재를 납기하기 위해서라도 부두 확충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날 용잠공장에선 허태수 GS그룹 회장, 허철홍 GS엔텍 대표이사, 쿤 보허스 Sif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 가운데 모노파일 전용 생산설비 준공 기념식이 진행됐다. GS엔텍은 지난 2024년 설비 구축을 시작, 2년 만에 공사를 마무리했다.
이번 준공으로 GS엔텍의 모노파일 연간 생산능력(CAPA)는 기존 4만t에서 15만t으로 확대됐다. 초대형 모노파일을 전용으로 제작하는 아시아 최초 시설이다.
GS엔텍은 지난 2022년 모노파일 시장 진출 이래 꾸준히 국내 실적을 쌓고 있다. 지난 2023년에는 영광낙월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약 2000억원 규모의 모노파일 64기를 공급 했으며, 지난 9월에는 태안풍력발전 프로젝트에 사용될 모노파일 37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에는 일본을 시작으로 해외 프로젝트 수주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송 대표이사는 “2028년 이후 일본에서 예정돼 있는 3개 프로젝트 입찰에 모두 참여할 것”이라며 “특히 태안풍력발전 프로젝트가 일본 수주의 핵심 레퍼런스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허태수 회장은 “GS엔텍 용잠공장 준공은 기존 화공기기 시설을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시설로 탈바꿈, 에너지 전환이라는 시대적 변화를 새로운 사업 기회로 삼아 능동적인 사업 전환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GS그룹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신재생에너지 및 관련 인프라 등 미래 성장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여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허철홍 대표이사는 환영사에서 “Sif의 기술력과 GS엔텍의 제조 역량을 결합해 품질과 납기 경쟁력을 높이고, 국내에서 쌓은 사업 실적을 바탕으로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에서도 입지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kl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