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원 TYM 대표는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2028년엔 피지컬 AI기술을 탑재한 자율주행 잔디깎이 로봇인 자율주행 모어를 상용화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TYM 제공]
김소원 TYM 대표는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2028년엔 피지컬 AI기술을 탑재한 자율주행 잔디깎이 로봇인 자율주행 모어를 상용화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TYM 제공]

북미 중대형 트랙터 비중 확대…상반기 영업익 59.1% 증가

“북미 다음은 유럽”…3년 내 주요국 직판 체제 확대 추진

“75년 기본 경쟁력 위에 미래 기술”…품질·서비스 앞세워 AI 농기계 승부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내년엔 고도화된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트랙터를 출시하고, 2028년엔 피지컬 AI기술을 탑재한 자율주행 잔디깎이 로봇인 자율주행 모어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김소원 TYM 대표가 그리는 회사의 미래에는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 정밀농업이 있다. 하지만 출발점은 첨단기술이 아니다. 트랙터의 품질과 부품 공급, 사후서비스(A/S)라는 농기계 제조업의 기본 경쟁력을 먼저 다진 뒤 그 위에 새로운 기술을 올리는 것이 김 대표가 제시한 TYM의 성장 방식이다.

김 대표는 헤럴드경제와의 서면인터뷰에서 “자율주행이나 AI 같은 신기술도 물론 중요하지만, 농기계 제조사로서 업의 본질이자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 즉 ‘품질과 신뢰’다”라며 “제품의 완성도, 안정적인 부품 공급, 믿을 수 있는 서비스 체계, 이 세 가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기술도 농민들에게 실질적인 가치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TYM이 75년 동안 쌓아온 것도 결국 이 기본 경쟁력이고, 나는 그 위에 자율주행과 정밀농업, AI 기술을 더해가는 방식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현재 시장에서 AI와 자율주행 기술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속도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보고 있다. 기술 개발 속도와 농민들의 구매 기준 사이에 여전히 간극이 있다는 판단이다.

김 대표는 “자율주행 트랙터는 이미 여러 제조사에서 상품화돼 있지만 아직은 큰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고민이다”라며 “나는 이걸 기술 성숙도와 시장 수용도 사이의 간극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은 이미 공급자 관점에서 상당히 앞서 나가 있는데, 실제 구매를 결정하는 농민들의 기준은 여전히 힘, 내구성, A/S 대응 속도 같은 전통적인 가치에 머물러 있다”며 “특히 국내처럼 농업 인구 고령화가 빠른 시장에서는 더 그렇다”고 설명했다.

TYM 주요 연혁 [TYM]
TYM 주요 연혁 [TYM]

농기계가 일반 소비재와 달리 고장이 곧 농가의 소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기술 채택 속도를 늦추는 원인이라고 봤다. 김 대표는 “농기계는 고장이 곧 그날의 수확과 소득 손실로 직결되는 생산 수단이라서, 검증되지 않은 신기술에 대한 리스크 허용도가 훨씬 낮은 거다”라며 “그래서 판을 단번에 뒤집는 급진적인 기술 혁신보다는, 지금 고객이 가장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먼저 내놓고 그 위에서 점진적으로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는 방향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TYM이 현재 고객이 실제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기술로 꼽는 것은 텔레매틱스다. TYM의 텔레매틱스 기술 ‘MYTYM’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원격 시동·정지, 연료·요소수·배터리 상태 진단, 소모품 교체 알림, 작업일지 관리 등을 제공한다. 기체가 일정 각도 이상 기울어 전복 상태에 이르면 이를 감지해 사전 등록한 비상연락망에 위치정보를 알리는 안전 기능도 적용됐다.

김 대표는 “‘지금 당장’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예가 TYM의 텔레매틱스 기술 ‘MYTYM’이다”라며 “안전보안 기능을 강화해서, 기체가 일정 각도 이상 기울어 전복 상태에 이르면 이를 자동 감지해 사전 등록된 비상연락망에 위치정보와 함께 즉시 알려주는 데까지 발전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농림축산식품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 농작업 중 사망한 농업인 297명 가운데 59%가 농기계 사고로 숨졌는데, 이런 현실을 생각하면 텔레매틱스는 단순한 편의 기능이 아니라 실제 생명과 직결된 서비스로 이미 자리 잡았다고 본다”고 했다.

김 대표가 미래 기술과 함께 힘을 싣는 또 다른 축은 해외 시장 확대다. 특히 북미에서 확보한 성장 기반을 바탕으로 유럽을 차기 핵심 시장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TYM은 올해 상반기 매출 5522억원, 영업이익 62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1%, 59.1% 증가했다. 매출보다 영업이익 증가 폭이 훨씬 컸다.

김 대표는 수익성 개선의 핵심 원인으로 북미 시장에서 중대형 트랙터 판매 비중 확대를 꼽았다. 그는 “가장 결정적인 변화는 북미 시장에서 중대형 트랙터 판매 비중이 늘어난 것이다”라며 “철저한 현지 니즈 분석을 통해 T4058P, T5075 같은 북미 전략 신모델이 지속 투입되었고, 단가가 높은 제품군의 매출 기여도가 커지면서 영업이익 증가폭이 매출 증가폭을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반기 매출은 5522억원으로 13.1%, 영업이익은 626억원으로 59.1% 늘었는데, 이건 제품 하나가 잘 팔려서라기보다 몇 해에 걸쳐 다져온 서비스 인프라와 제품 믹스 전환이 함께 맞물린 결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중대형 제품 중심의 전략에는 미국 관세 정책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김 대표는 “최근 중대형 비중을 의도적으로 늘린 데는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강화된 관세 정책의 영향이 크다”라며 “관세로 원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는 상대적으로 마진이 두터운 중대형 트랙터 쪽에 힘을 싣는 게 수익성을 지키는 현실적인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이런 제품 믹스 전략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라인업 전체의 경쟁력도 놓치지 않을 계획이다”고 했다.

북미 시장에서 TYM이 강조하는 것은 제품 자체뿐 아니라 딜러와 서비스망이다. 김 대표는 북미 전역 딜러를 대상으로 기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부품·서비스 대응력을 끌어올린 것이 판매 확대에 영향을 줬다고 평가했다.

TYM은 북미기계딜러협회가 주관하는 ‘딜러스 초이스 어워드’ 트랙터 부문에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고 2025년에도 1위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시장 전체적으로 줄어드는 국면에서도 품질과 서비스로 쌓아온 신뢰가 구매로 이어진 결과라고 생각한다”라며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의 개발 및 출시, 이를 뒷받침하는 트랙터 품질, 원활한 부품 수급, 훌륭한 서비스가 뒤따른 결과다”고 말했다.

TYM이 북미 다음으로 주목하는 지역은 유럽이다. TYM은 2024년 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통합 유럽법인 ‘TYM EUROPE B.V.’를 설립했고 2025년 2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틸버그에는 부품 공급 거점을 마련했다.

김 대표는 “북미 다음으로는 유럽을 가장 눈여겨보고 있다”라며 “부품 공급 거점은 틸버그에 따로 마련해 유럽 전역에 48시간 이내 부품 공급이 가능한 체제를 갖췄고, 이미 유럽 27개국에 수입사 네트워크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독일과 프랑스에서는 기존 수입사를 통한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판매 체제로 전환했다.

김 대표는 “올해부터는 독일과 프랑스에서 기존 수입사 방식을 벗어나 우리가 직접 판매하는 직판 체제로 전환해 가격과 품질, A/S까지 직접 책임지고 관리하는 구조를 만들었다”라며 “앞으로 3년 안에 이 직판 체제를 유럽 주요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TYM]
[TYM]

다만 북미에서 통했던 제품과 판매 방식을 유럽에 그대로 적용하지는 않겠다는 방침이다. 국가별 농업 환경과 규제, 소비자 요구에 맞춰 제품을 달리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미국식 성공 방정식을 그대로 옮기기보다는 각기 다른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라며 “유럽은 하나의 시장처럼 보이지만 국가도 다양하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사양도 다양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우리는 유럽을 하나의 전략으로 묶기보다, 각국 상황에 맞는 전략 신모델을 개발하는 방향이 맞다고 생각한다”라며 “여기에 나라마다 다른 배출·안전 규제를 충족하는 것도 필수 조건이다. 결국 지역마다 다른 니즈를 얼마나 세심하게 읽어내느냐가 관건이다”고 했다.

김 대표가 대표 취임 이후 회사 경영에서 가장 강조하고 있는 것도 결국 품질이다. TYM은 품질 향상을 위해 AI 무인검사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농기계 특성 상 품질은 농사와 직결되는 중대한 부분으로서 설계, 생산부터 영업, 서비스까지 농기계를 사용하는 농업인이 실제 느낄 수 있는 품질에 힘을 실었다”라며 “이러한 품질을 더욱 향상시키기 위해 업계 최초로 AI 무인검사를 도입하고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고경영자로서 느끼는 책임도 이전과 달라졌다고 했다. 김 대표는 “어떤 결정이든 결국 내 이름으로 남고, 그 결과까지 내가 끌어안아야 한다는 걸 매 순간 느낀다”라며 “예상과 달랐던 점을 꼽자면, 핵심을 파악하고 의사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이 여러 조직에 걸쳐 실행되는 과정을 끝까지 챙기는데 훨씬 많은 에너지가 든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과 투자, 실적을 따로 떼어내지 않고 하나의 가치사슬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임직원의 역량과 노력이 우수한 품질을 만들고, 그 품질이 고객의 신뢰와 성과로 이어지며, 그 성과가 다시 미래를 위한 투자의 원동력을 만들어낸다”라며 “경영자는 현재의 성과뿐만 아니라 임직원 모두가 같이 성장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역할이라고 생각하며, 세 가지를 같이 챙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원하는 TYM의 변화는 조직 문화에도 닿아 있다. 그는 “예전의 TYM이 ‘묵묵히 트랙터를 만드는 회사’였다면, 앞으로는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활기를 가지고 자기 몫에 책임감을 느끼는 회사’였으면 한다”라며 “조직이 커지고 오래될수록 자칫 일이 관성적으로 흘러가기 쉬운데, 나는 각자가 맡은 일에 주인의식을 갖고 활력 있게 일할 때 회사도 함께 성장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10년 뒤 TYM의 모습에 대해서는 “임직원, 협력업체 등 TYM의 이해관계자들과 원 팀(One Team)으로 같은 방향을 향해 성장하며 ‘함께 일하고 싶은 회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