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이란, 군사 충돌 격화 후 첫 회동
WTI 101.76달러·브렌트유 115.81달러
중동 긴장 완화 기대에 유가 상승세 진정
후티 공격 지속·美비축유 감소에 낙폭 제한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국제유가가 하락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파키스탄, 튀르키예 고위 당국자들이 이란을 방문해 회담을 진행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다만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의 공격이 이어지고 미국의 전략비축유 재고가 4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유가 하락 폭은 제한됐다.
26일(현지시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78% 하락한 배럴당 115.8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1.46% 내린 배럴당 101.76달러에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직전 거래일인 23일까지만 해도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이 재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에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다음 달 미국 중간선거 이후 이란에 대한 공격을 재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원유 공급 차질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영향이다.
그러나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고위급 회동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상호방위협정을 맺은 사우디아라비아와 파키스탄, 튀르키예의 고위 당국자들은 이란 수도 테헤란을 방문해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을 비롯한 이란 고위 인사들과 회담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고위급 회동은 지난 7월 사우디와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 간 군사적 충돌이 격화한 이후 처음이다. 중동의 주요 당사국들이 직접 대화에 나서면서 군사적 긴장 완화와 외교적 해법에 대한 기대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이 계속되면서 유가 하락 폭은 크지 않았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최근 수도 리야드와 남부 지역을 겨냥한 드론을 격추하는 등 후티의 공격에 대응하고 있다. 사우디 해상 운송로를 겨냥한 공격도 이어지고 있어 원유 수송 차질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다.
아랍에미리트(UAE) 연안에서 피격된 유조선의 화재와 이에 따른 환경오염 가능성도 원유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동 주요 해상 운송로에서 선박을 겨냥한 공격이 계속될 경우 원유 공급망에 추가적인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의 전략비축유 재고 감소도 유가 하락을 제한했다.
미 에너지부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전략비축유 재고는 2억8260만배럴로 감소했다. 이는 1982년 10월 이후 약 4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의 비축유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까지 줄어든 상황에서 중동 지역의 공급 차질이 확대될 경우 국제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대응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sj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