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카 빠진 첫 4인 체제

‘잇츠 미’ 이어 2연타 도전

아일릿 [빌리프랩 제공]
아일릿 [빌리프랩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어요. 우리는 안 본 사람도, 한 번만 본 사람도 없도록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호루라기를 목에 건 아일릿이 ‘사랑의 체포 요원’이 돼 돌아왔다. 올봄 ‘잇츠 미’(It‘s Me)로 음원 차트 를 휩쓴 아일릿이 신곡 ‘체포하겠어’로 2연타 흥행에 도전한다. 컴백 무대에 오르기도 전 불거진 경찰 제복 의상 논란, 멤버 모카의 공백까지 함께 짊어진 채다.

아일릿은 26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우리원뱅킹홀에서 열린 다섯 번째 미니앨범 ‘브레이크 이븐’(BREAK EVEN) 발매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체포하겠어’는 아일릿 음악의 강점인 중독성이 극대화된 곡이다. 자연스레 이 곡을 흥얼거리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브레이크 이븐’은 손실도 이익도 없는 지점, 곧 손익분기점을 의미한다. 마음을 다해 직진했지만 상대는 끝내 모호한 태도로 일관하는 미적지근한 관계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다짐을 앨범 전체에 담았다. 타이틀곡 ‘체포하겠어’를 비롯해 몽환적인 인디 댄스 곡 ‘슈퍼 인 러브’(Super in Love), 거친 사운드의 스피드 개라지 곡 ‘모어’(More) 등 네 곡이 실렸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전곡 프로듀싱에 참여했고, 타이틀곡 뮤직비디오에는 배우 송강이 출연했다.

‘체포하겠어’는 귀에 감기는 훅(Hook·강한 인상을 남기는 후렴구)이 특징인 일렉트로 팝 곡이다. 날카로운 신시사이저 위로 호루라기 소리가 곡 내내 울린다. 상대가 그간 흘린 단서와 정황을 ‘유죄 판결’의 사유로 하나씩 늘어놓는 가사가 곡의 뼈대다.

원희는 “‘체포하겠어’는 습관적인 친절이라는 범죄를 저질러 날 착각하게 만든 상대에게 하는 말”이라며 “이런 답답한 관계는 직접 끝내겠다는 아일릿만의 당찬 경고장 같은 곡”이라고 소개했다.

신곡 무대는 쇼케이스에 앞서 지난 17∼18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앙코르 콘서트에서 처음 공개됐다. 멤버들은 경찰 제복을 본뜬 남색 투피스에 짧은 치마와 니삭스를 입고, 경찰 모자를 쓴 채 호루라기를 불었다. 영상이 퍼지자 온라인에서는 “여성 경찰관을 성적 대상화했다”, “여경을 희화화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경찰청 마스코트 ‘포순이’가 성별 고정관념을 깨겠다며 치마 대신 바지를 입은 지 6년이 지났지만, K팝 무대는 여전히 낡은 여경 이미지를 되풀이한다는 지적이었다. 제복은 교복·군복처럼 아이돌 무대에서 오래 쓰여 온 시각 요소일 뿐이라는 반론도 적잖았다.

아일릿 [빌리프랩 제공]
아일릿 [빌리프랩 제공]

이날 쇼케이스에서도 의상 논란은 비켜 가지 못했다. 윤아는 “투어 때 ‘체포하겠어’ 무대를 처음 공개한 뒤 반응이 뜨거워 기쁘면서도 깜짝 놀랐다”며 “어떤 관심이든 우리 무대에 관심을 가져주는 건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체포하겠어’가 ‘블랙 요원’ 콘셉트를 바탕으로 한 곡인 만큼, 남은 활동에서 다양한 스타일링을 선보이겠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번 활동은 아일릿이 데뷔 이후 처음으로 네 명으로 서는 컴백이다. 모카는 지난 4월 건강 문제로 활동을 멈췄다가 5월 29일 KBS2 ‘뮤직뱅크’로 복귀했지만, 6월에 다시 활동 중단을 알렸다. 이후 열린 첫 콘서트 투어에도 함께하지 못했다.

민주는 “처음으로 4인으로 컴백을 준비하다 보니 모카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다”며 “비록 넷이 하지만 모카의 마음을 담아 무대를 꽉꽉 채워보겠다”고 했다. 모카는 회복에 전념하는 동안에도 멤버들의 콘텐츠를 챙겨 보며 응원을 보내고 있다. 최근엔 멤버 다섯이 함께 모여 앞으로 하고 싶은 음악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이로하는 “모카 언니가 이번 노래를 듣고 좋다며 많이 응원해 줬다”며 “팬분들 곁으로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커서 열심히 회복 중이니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 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로하 역시 최근 발목을 다쳐 회복 중이다.

2024년 3월 ‘마그네틱’(Magnetic)으로 데뷔한 아일릿은 ‘빌려온 고양이’, ‘잇츠 미’까지 반복적이고 쉬운 훅을 앞세운 곡으로 틱톡 등 숏폼 플랫폼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올해는 첫 콘서트 투어 ‘프레스 스타트’(PRESS START)로 한국·일본·홍콩 팬들을 만났다. 데뷔 3년 차를 맞은 윤아는 “데뷔 초에는 모든 게 익숙하지 않아 조심스러운 게 많았다면, 이제는 완성도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잇츠 미’의 성공은 부담이자 자극이었다. 민주는 “‘잇츠 미’가 너무 큰 사랑을 받아서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이 부담감이 긍정적인 자극제가 됐다”고 털어놨다. 타이틀곡 제목에 빗대 이번 음반이 ‘전 국민을 체포하는 앨범’이 되길 바란다는 포부도 밝혔다. 팀의 색깔을 두고 이로하는 “엉뚱하고 중독성 있는 음악이 아일릿의 매력이자 강점”이라며 “어떤 장르의 음악과 퍼포먼스를 하든 우리만의 코어(중심)를 계속 가져가고 싶다”고 했다.

아일릿은 이날 ‘브레이크 이븐’을 발매, 30일 KBS2 ‘뮤직뱅크’를 시작으로 음악방송 활동에 나선다. 원희는 “첫 투어를 하고서 우리 팀 모두 여유가 생겨났다”며 “앞으로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우리가 어떤 성장을 이뤄낼지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