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술·도서관·한방문화 잇는 복합문화벨트 구상 제시...‘한방스트리트’ 조성해 서울 동북권 문화관광 거점 도약
[헤럴드경제=박종일 선임기자]최동민 동대문구청장이 ‘가이드’로 변신했다. 지역 곳곳을 직접 돌며 동대문구의 역사·문화 자산과 미래 발전 구상을 기자들에게 설명하기 위해서다.
초선 구청장인 최 구청장이 취임 100일을 넘긴 시점에서 지역의 변화 가능성을 직접 소개하고 향후 4년의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최 구청장은 지난 22일 출입기자단 프레스투어를 마련해 답십리 고미술상가와 서울시립도서관 건립 부지, 경동시장, 서울한방진흥센터 등을 차례로 둘러봤다. 현장에서 강조한 것은 지역의 역사·문화 자산과 새로운 문화시설을 연결하는 ‘동대문 복합문화벨트’와 ‘한방스트리트’ 조성 구상이다.
고미술과 영화·미디어, 대형 공공도서관을 연결해 문화 인프라를 확충하고, 서울약령시 일대에는 한방 체험과 공연·먹거리를 결합한 관광 콘텐츠를 도입해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고미술·영화·도서관 연결…‘동대문 복합문화벨트’
복합문화벨트의 출발점은 답십리 고미술상가다. 1980년대 초부터 형성된 이곳에는 도자기와 고서화, 고가구 등 전통문화 자산이 집적돼 있다.
최 구청장은 고미술상가의 역사와 가치를 소개하며 전통문화 자산을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구는 답십리 고미술상가를 답십리영화미디어아트센터와 연계해 전통미술과 현대 영화·미디어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올해 이랜드문화재단과 협약을 맺은 영화미디어아트센터는 상가 내 영화 촬영 세트장과 답십리 아트랩 등 기존 공간을 활용해 문화 협력을 확대한다. 아동 대상 고미술 체험교육을 준비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상인과 청년작가가 협업하는 아트페어도 추진한다.
고미술품의 역사와 형태, 문양에서 영감을 얻은 창작 작품을 제작해 원작과 함께 전시·판매하는 방식이다. 전통문화 자산을 단순한 관람 대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문화상품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취지다.
서울시립도서관 건립 속도…2031년 개관 목표
복합문화벨트의 핵심 시설인 서울시립도서관은 전농동 691-3 일대에 들어선다. 오랫동안 비어 있던 학교용지에 조성되는 주민 숙원사업으로, 지하 2층~지상 2층, 연면적 2만5531㎡ 규모다.
부지비를 제외한 총사업비 약 2260억원은 전액 시비로 투입된다. 저탄소 친환경 목조건축으로 건립되며, 자료이용공간을 비롯해 서울50+캠퍼스, 시민대학, 서울형 키즈카페, 옥상정원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도서관 기능에 전시·공연·교육을 더한 세대 통합형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한다.
올해 6월 설계를 마치고 8월 공사 입찰공고를 냈으며, 올해 하반기 착공해 2030년 준공, 2031년 개관하는 것이 목표다.
최 구청장은 서울시 주관 사업인 만큼 시공사 선정과 착공 절차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민들이 오래 기다린 사업인 만큼 남은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 올해 착공이 차질 없이 이뤄지길 바란다”며 “구도 청량리역과의 보행 동선 확보와 주변 인프라 확충, 인허가 협의 등 필요한 행정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방 체험에 공연·먹거리 결합…‘K-웰니스 관광명소’ 육성
경동시장에서는 전통시장과 기업의 상생 모델을 살폈다. 옛 경동극장을 활용해 2022년 12월 문을 연 스타벅스 경동1960점과 금성전파사는 전통시장에 새로운 방문 동기를 제공하는 문화공간이다. 경동1960점은 판매 품목당 300원을 적립해 시장 환경 개선 등 지역 상생 활동에 활용하고 있다.
구는 서울약령시와 서울한방진흥센터 일대를 중심으로 ‘한방스트리트’ 조성도 추진한다.
서울한방진흥센터는 박물관 관람과 약초족욕, 보제원 한방체험, 약선음식 체험 등을 즐길 수 있는 한방복합문화공간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 우수웰니스관광지에도 이름을 올렸다.
구는 센터의 한방 체험 프로그램을 주변 거리의 공연과 먹거리로 확장해 주말과 야간에도 방문객이 머무는 거리를 조성할 방침이다. 센터 앞마당을 주말 정례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계절별 야간 프로그램과 거리공연, 푸드트럭 등을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한방문화를 체험하러 온 방문객이 인근 상점과 전통시장까지 이용하도록 유도해 관광을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다.
구는 2027년까지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해 구체적인 추진 방향을 마련하고, 축제와 문화콘텐츠를 정례화해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K-웰니스 관광명소로 육성할 계획이다.
문화·복지·경제 아우르는 ‘동대문 트리플 텐’
이날 미래비전 브리핑에서는 민선 9기 구정 방향을 담은 ‘동대문 트리플 텐(10)’도 제시됐다.
핵심은 ▲문화·체육·건강을 가까이서 누리는 ‘10분 거리 일상’ ▲필요할 때 돌봄과 복지서비스를 이용하는 ‘10분 거리 안심’ ▲지역경제·광역교통·교육·청년정책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일대도약 10년’이다.
이를 위해 구는 5대 권역별 문화·체육 거점을 조성할 계획이다. 신설·용두권에는 용두역세권 공연장, 제기·청량리권에는 동대문구 아르코, 전농·답십리권에는 서울시립도서관, 장안권에는 구민회관, 이문·휘경·회기권에는 복합복지센터를 추진한다.
동별 스마트 헬스케어센터를 통한 건강관리와 공공순환버스를 활용한 이동시간 단축, 동네골목 명소길 및 골목형 상점가 육성도 주요 과제다.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을 예방하고 통합돌봄을 강화하는 등 복지안전망도 확충할 방침이다.
최 구청장은 “지역의 역사와 새로운 문화공간을 연결해 동대문구의 매력을 키우겠다”며 “구민은 가까이서 문화와 배움을 누리고, 방문객은 시장과 골목에 머무는 서울 동북권의 문화 중심지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취임 100일을 넘긴 최 구청장이 이번 프레스투어를 통해 제시한 것은 개별 사업의 소개를 넘어선 동대문구의 미래상이다. 지역에 흩어진 역사·문화 자산을 하나로 연결하고, 이를 관광과 상권 활성화로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복합문화벨트와 한방스트리트가 실제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려면 시설 조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콘텐츠 확보와 민간 참여, 방문객의 체류시간 확대가 뒷받침돼야 한다. 최 구청장이 제시한 청사진을 구체적인 성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민선 9기 동대문구의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seouldream01@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