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생중계에 숨죽인 서울시청

무죄 판결에 잇달아 박수·환호성 소리

서울시 관계자 “시정 연속성 면에서 다행”

‘한강버스’ ‘야간경제’ 등 핵심정책에 탄력

보수진영 차기 대권주자로 무게감 커져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 공판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 공판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23일 오후 2시 서울시청이 숨죽인 듯 조용해졌다. 그리고 곳곳에 설치된 TV모니터에 직원들의 눈과 귀가 모아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이 예정된 시간이었다. 유튜브로도 선고가 생중계되면서 서울시청은 어느 때보다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하지만 재판부가 판결문을 읽어 내려가면서 시청 분위기는 ‘긴장’에서 ‘안도’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후 2시10분쯤이 되자 “짝짝짝” 박수소리와 “무죄다”라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판결 직후 서울시 한 고위 간부는 “시정의 연속성과 다양한 정책, 사업이 계속 추진돼야 한다는 면에서 다행”이라며 “앞서 우리에게 유리한 증거가 채택되며 분위기도 좋았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다른 서울시 관계자는 24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무죄는 당연한 결과”라며 “다만 만에 하나 다른 결과가 나올까봐 조마조마했던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재판부는 23일 “유일한 직접 증거인 명태균 씨의 진술에 신빙성을 부여하기 어렵고, 나머지 증거들로 인정되는 단편적인 사실들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1심이 유죄로 판단한 부분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고 말했다.

오 시장이 1심 유죄 판결을 뒤집고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서울시 분위기는 밝아졌다. 흡사 6·3 지방선거에서 막판 대역전극으로 5선 서울시장에 당선된 때를 떠올리게 할만큼 축제 분위기였다. 실제 오 시장인 법원을 나와 오후 2시50분쯤 서울시청으로 복귀하자 시 간부들과 직원들이 마중을 나와 박수로 오 시장을 격려했다. 오 시장은 별다른 발언 없이 바로 6층 집무실로 향했다.

이번 판결로 오 시장의 민선 9기 주요 정책들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9월 개통해 이달 7일 기준 누적 이용객이 70만명을 넘어선 ‘한강버스’, 민선 9기 취임 이후 핵심 정책으로 내세운 ‘야간경제 활성화’, ‘약자와의 동행’ 등 ‘삶의 질’ 중시 정책 등이 힘을 얻을 것을 보인다.

오 시장은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통해 “믿고 지켜봐 주신 국민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시민 여러분의 그 믿음에 어긋나지 않도록 더욱 성실하게 일하며 성과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이어 “이제 더욱 무거운 책임감으로 서울시정에 전념하겠다”며 “한분 한분의 삶이 행복한 ‘삶의 질 특별시 서울’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무죄 선고로 사실상 사법리스크까지 해소한 오 시장은 차기 보수진영의 대권주자로 더욱 무게감이 실리게 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오 시장의 임기 종료와 가치 대선이 2030년에 맞물리는 만큼 남은 임기 동안 서울시가 ‘대선체제’로 운영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iks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