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S환경·굿리치 잇단 엑시트 성과
1000억 블라인드펀드 조성 도전
트랙레코드 축적…일본 투자 확대 모색
누군가는 사고, 누군가는 팔고, 또 다른 누군가는 다음 투자를 위한 실탄을 채웁니다. 같은 인수·합병(M&A) 시장을 뛰더라도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전략과 성과는 제각각입니다. [하우스리뷰]는 주요 운용사들이 올해 어디에 투자하고 어떤 결실을 거뒀는지, 그리고 이제는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 가까이 들여다봅니다. [편집자주]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JC파트너스가 올해 잇따른 투자금 회수(엑시트)로 운용 역량을 입증했다. 폐기물 매립장 운영사 KES환경개발과 법인보험대리점(GA) 굿리치 등 서로 다른 산업에 투자해 굵직한 성과를 거뒀다.
눈길을 끄는 것은 성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JC파트너스는 남들이 주목하기 전에 시장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투자기업이 경쟁력을 갖출 때까지 함께하는 ‘개척 투자’를 이어왔다. 그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으면서 새로운 도전을 위한 자신감도 얻었다. 2018년 설립 이후 축적된 투자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1000억원 블라인드펀드 조성에 나선다.
인허가부터 함께…KES환경 9년 투자 결실
JC파트너스는 올해 KES환경개발과 굿리치 경영권 지분 매각 작업을 잇따라 마무리했다. 2건 모두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개별 기업의 경쟁력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밸류업에 공들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KES환경개발과의 인연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기도 화성시 석포리에 위치한 신생 폐기물 매립장 운영사다. 현재는 폐기물 처리업체가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사모펀드 운용사들의 주요 투자처로 자리 잡았지만, 2017년 투자 당시에는 낯선 영역이었다.
더욱이 KES환경개발은 매립시설조차 갖추지 못한 초기 개발 단계였다. 까다로운 인허가 절차를 거쳐 매립장을 완공해야 비로소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일반적인 인프라 바이아웃이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확인한 뒤 단행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투자였다.
JC파트너스는 두가지에 주목했다.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KES환경개발의 희소성이다. JC파트너스는 폐기물 처리단가가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수도권 ‘유일’의 민간 매립장이라는 희소성을 높이 평가했다. 서울·경기·인천은 부지 확보뿐 아니라 환경영향, 주민 반발,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의까지 해결해야해 신규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투자 이후에는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데 힘을 쏟았다. 화성시와 환경청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이어가는 동시에 지역사회와 상생 노력을 병행했다. 2023년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1050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해 이듬해 매립시설 착공에 들어갔다. 올해 3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개시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마주한 난관을 하나씩 풀어나가며 KES환경개발의 기업가치도 높아졌다. 인허가 여부조차 불투명했던 개발사업이 장기적인 현금 흐름을 기대할 수 있는 안정적인 ‘인프라 자산’으로 탈바꿈했다. 사업의 시작부터 운영 기반까지 마련한 ‘개척 투자’가 빛을 발한 사례다.
JC파트너스는 지난 5월 KES환경개발을 E&F프라이빗에쿼티(PE) 측에 매각했다. JC파트너스는 185억원을 투자해 내부수익률(IRR) 12%, 투자원금 대비 회수배수(MOIC) 2.9배를 기록했다.
GA 시장도 선제적 베팅…규제 내다본 밸류업 눈길
굿리치 투자에서는 시장 변화를 내다보는 안목과 기초체력을 다지는 밸류업 전략이 돋보인다. JC파트너스는 2022년 1850억원을 투입해 굿리치(당시 리치앤코) 경영권을 인수했다. 사모펀드가 국내 GA 경영권을 인수한 첫 사례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굿리치의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2006년 설립 이후 4000여명의 보험설계사 조직을 확보했지만 성장세가 둔화하고 수익성도 악화된 상태였다. 2021년 16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022년에도 27억원의 영업적자가 이어졌다.
하지만 JC파트너스는 당장의 실적보다 굿리치의 성장 잠재력을 눈여겨 봤다. 보험설계사 영업조직뿐 아니라 보험관리 앱과 자체 정보기술(IT) 플랫폼을 갖춘 기업이다. 고객과 영업조직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성장 가능성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JC파트너스는 굿리치가 시장 환경과 제도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기반을 다지는데 집중했다. 인수 과정에서 1000억원 규모 신주 자금을 투입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보험 모집수수료 분급제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초기 현금 유출을 줄이고 월별·연도별 현금흐름을 안정화시켰다. 동시에 설계사와 장기적인 계약 관리를 통해 설계사 조직을 품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같은 밸류업은 금융당국의 판매수수료 체계 개편과 맞물린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7월부터 GA 소속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첫해 보험 판매수수료를 보험료의 12배 이내로 제한했다. 또 2027년부터 4년, 2029년부터는 7년 분급제를 시행한다. JC파트너스가 추진한 수익구조 개편이 제도 변화에 대응할 기반으로 작용한 셈이다.
성과는 실적으로 나타났다. 굿리치의 매출은 2022년 3213억원에서 지난해 6446억원으로 2배 늘었고, 영업이익은 27억원 적자에서 552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2025년 기준 영업이익률은 8.6%로 동종업계에서도 높은 수준이다.
JC파트너스는 올해 한승표 굿리치 창업자에게 보유 지분을 매각하면서 투자에 마침표를 찍었다. 인수 당시 3500억원이었던 굿리치 지분가치는 올해 약 6000억원 수준으로 뛰었다. 2022년 투자 이후 약 4년 만에 총수익률 기준 내부수익률 IRR 21%, MOIC 2.4배를 기록했다.
KES환경개발과 굿리치의 업종은 달랐지만 그안에 담긴 JC파트너스의 투자 철학은 같다. 남들이 쉽게 알아보지 못한 가능성을 발견하고 어려운 순간에는 투자기업과 함께 해법을 찾는다. JC파트너스 구성원들에게 올해 회수 성과가 더욱 값진 이유다.
회수에서 다시 투자로…블라인드펀드 도전
굵직한 회수 성과를 확보한 JC파트너스는 다음 성장동력 마련에 들어갔다. 2020년 300억원 규모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하고 약 6년 만에 신규 블라인드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목표 결성액은 1000억원 수준이다.
JC파트너스는 그동안 프로젝트펀드를 중심으로 투자 기회를 발굴해왔다. 대규모 블라인드펀드를 보유하지 않고도 KES환경개발, 굿리치 등에서 의미있는 회수 성과를 거뒀다. 이번에는 축적된 트랙레코드를 바탕으로 기관투자자(LP) 자금을 유치해 보다 안정적인 투자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일본 투자 기회도 모색하고 있다. JC파트너스를 이끄는 이종철 대표는 일본 금융그룹 오릭스에서 오랜기간 근무하며, 오릭스PE코리아 대표를 역임한 국내 사모펀드 업계 대표적인 ‘일본통’이다. 단순히 일본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넘어 한국과 일본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게 목표다. 이 대표가 오랜 기간 구축해온 일본 현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국 진출을 원하는 일본 기업에 투자할 방침이다.
park.jiyeon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