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서 파일드라이버 맞은 75세 심판 숨져

일본선 레슬러가 휘두른 소품 칼에 관객 부상

경기중 관객에게 소품 칼을 휘두르다 다치게 한 프로레슬링 레전드 타이거 제트 싱의 전성기 모습 [본인 SNS]
경기중 관객에게 소품 칼을 휘두르다 다치게 한 프로레슬링 레전드 타이거 제트 싱의 전성기 모습 [본인 SNS]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멕시코에서 프로레슬링 경기 도중 위험한 기술을 당한 심판이 숨진 데 이어 일본에서는 전설적인 악역 레슬러가 휘두른 사브르 칼 소품에 관객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프로레슬링 특유의 과격한 연출이 실제 인명 피해로 이어지면서 안전관리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일본 스포츠호치와 스포니치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17일 도쿄 국립요요기경기장 제2체육관에서 열린 쿠도 메구미의 데뷔 40주년 기념 프로레슬링 행사에서 타이거 제트 싱(82·인도)이 휘두른 사브르에 남성 관객이 머리를 다쳤다.

싱은 이날 특별 입회인으로 행사에 참석했다. 과거 일본 프로레슬링 무대에서 보여줬던 악역 연출을 재현하며 관중석으로 들어가 사브르를 휘두르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부상한 관객은 이마에 상처를 입고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뒤 구급차로 병원에 이송됐다. 행사 주최측은 사고 이후 사과하고 안전관리 체계를 점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싱은 1970~1980년대 일본 프로레슬링을 대표했던 외국인 악역 선수다. 사브르를 들고 관중석을 누비는 과격한 행동으로 악명을 떨쳤으며, 고(故) 안토니오 이노키와의 대립으로도 유명하다. 이번 일본 방문은 약 14년 만이었다.

경기중 심판에게 건 기술로 인명사고를 낸 이호 데 피시맨 [본인 SNS]
경기중 심판에게 건 기술로 인명사고를 낸 이호 데 피시맨 [본인 SNS]

멕시코에서는 이보다 앞서 심판이 경기 중 선수에게 위험한 기술을 당한 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6일 멕시코 이달고주에서 열린 독립 프로레슬링 행사에서 선수 이호 데 피시맨이 심판 헤라르도 헤르만 피네다(75·링네임 엘 부호)에게 파일드라이버를 사용했다. 상대의 머리가 아래를 향하도록 거꾸로 들어 올린 뒤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기술이다.

피네다는 기술을 당한 뒤 의식을 잃었으며 끝내 사망했다. 이후 검시 결과 사인은 외상성 뇌손상으로 전해졌다. 사고 직후 이호 데 피시맨은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됐다. 이후 유족과 합의가 이뤄지면서 석방된 것으로 보도됐다. 현지 언론은 합의금이 약 58만5500페소라고 전했다.

두 사고는 발생 국가와 피해 정도는 다르지만, 선수 외의 인물이 관여하는 연출에서는 더욱 철저한 안전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일깨운다. 특히 심판이나 관객을 대상으로 위험한 동작을 선보일 때는 사전에 안전성을 충분히 검증해야 하며, 즉흥연기인 경우 예상치 못한 사고를 막기 위해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프로레슬링은 사전에 합의된 동작과 경기 흐름을 바탕으로 승부를 연출하는 스포츠 엔터테인먼트다. 선수들은 이를 위해 전문적인 훈련을 거치지만, 일반 관객이나 심판에게까지 같은 수준의 대응 능력을 기대할 수는 없다. 멕시코와 일본에서 발생한 사고는 흥행을 위한 과격한 연출일수록 참여자의 안전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yj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