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출자·출연기관 결원율 13.5%…지방공기업의 약 3배

875개 기관 법정 대상서 빠져…조례 적용도 8개 시도 그쳐

의무비율 인상보다 적용 확대·채용 여건 개선 필요

부산 혁신도시와 함께하는 ‘2025 지역인재 공공기관 합동 채용설명회’가 열린 8일 부산시 연제구 시청 로비에서 취업준비생들이 행사 안내 전단을 살펴 보고 있다. [연합]
부산 혁신도시와 함께하는 ‘2025 지역인재 공공기관 합동 채용설명회’가 열린 8일 부산시 연제구 시청 로비에서 취업준비생들이 행사 안내 전단을 살펴 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심각한 청년 취업난 속에서도 지방의료원 등 지방출자·출연기관에서 정원 약 7000명이 채워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원의 13.5%가 비어 있지만 이들 기관은 공공기관·지방공기업에 적용되는 ‘청년고용의무제’의 법정 대상에서 빠져 있어서다. 제도 확대와 지자체의 예산 장벽 해소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한국고용정보원의 ‘공공기관 청년고용의무제 성과와 한계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지방출자·출연기관의 정원은 5만1458명, 현원은 4만4492명이었다. 정원보다 실제 근무 인원이 6966명 적다. 결원 비율은 13.5%로, 지방공기업(4503명·4.9%)의 약 3배다.

정원 7000명 비었지만…지역 따라 청년고용 의무 달라

청년고용촉진특별법상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은 매년 정원의 3% 이상을 청년 미취업자로 고용해야 한다. 반면 지방출자·출연기관은 법정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이들 기관은 2025년 9월 기준 875개에 달한다. 일부 지자체가 조례로 의무를 부여하고 있지만 17개 시도 가운데 8곳에 그쳐, 같은 유형의 기관이라도 지역에 따라 의무가 달라진다.

의무제는 청년 채용 확대에 일정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022년 공공기관으로 신규 지정된 3개 기관의 신규 채용 인원 중 청년 비율은 2020년 55.9%에서 2022년 76.8%로 높아졌다. 다만 정원과 사업 규모도 함께 늘어난 만큼 채용 증가를 모두 의무제 효과로 보기는 어렵다. 통계 분석에서도 긍정적 효과가 추정됐지만 통상적인 5% 유의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연구진은 지방출자·출연기관까지 적용을 확대해 결원 비율이 지방공기업 수준으로 낮아지면 약 3800개의 청년 일자리가 추가로 창출될 것으로 봤다. 다만 이는 부족한 인력을 채운다는 가정에 따른 추정치다. 결원 6966명이 모두 즉시 채용 가능한 자리이거나, 의무제 확대만으로 3800명이 곧바로 채용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3%를 5%로”만으론 한계…정원·인건비 장벽 풀어야

정치권 등에서 청년 채용 의무 비율을 현행 3%에서 5%로 높이자는 주장이 나오지만 현장의 장벽은 높다.

2024년 실적으로 정원 5% 기준을 적용하면 미달 기관은 251개(51.1%)로, 3% 기준 미달 97개(19.8%)보다 크게 늘어난다. 구조조정 등 예외 사유를 적용하지 않은 모의계산 결과다. 실제 공표된 2024년 미이행 기관은 예외가 인정된 21개를 제외한 76개였다. 공공기관 18곳 면담에서도 모두 5% 상향에 부담을 나타냈다. 채용 규모가 퇴직자 수와 증원에 좌우돼 정원이 늘지 않으면 신규 채용만 확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의무비율 계산 기준도 문제로 꼽혔다. 현재 정원에는 예산정원 외에 임금피크제 별도정원과 탄력정원이 포함돼, 기관이 자체 노력으로 청년 채용을 늘려도 분모인 정원이 함께 커진다. 다수 기관은 예산정원 기준 계산에 긍정적이었다. 다만 기준을 바꿔도 의무비율을 5%로 높이면 미달 기관은 239개(48.7%)로 추산됐다. 신규 채용 인원 중 청년 비율을 70%로 정하는 방안 역시 142개 기관이 미달해 한계가 있었다.

채용 여력을 넓힐 대안으로는 육아휴직자 빈자리를 정규직으로 충원하는 제도가 꼽혔다. 지방의료원은 지자체와 협의해 간호사 육아휴직 시 정규직으로 충원하고 있으며, 연구진은 이것이 청년 정규직 채용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 반면 일부 지방공기업은 지자체가 허용하지 않아 개별 협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노동부 지원 강화 요구도 나왔다. 다수 공공기관이 노동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고, 혁신도시 이전 기관에서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맞춘 지역 인재 교육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청년 채용 컨설팅과 지역 대학 연계 직무교육, 일경험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하태욱 건강일자리연구소 대표는 “대상 범위를 지방출자·출연기관까지 확대하고 공공기관과 대학교 지원 기능이 법상 명문화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fact051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