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 방문자 300만명 규모로 알려진 국내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서 PHP 취약점이 확인됐다. 사진은 챗GPT로 제작.
일일 방문자 300만명 규모로 알려진 국내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서 PHP 취약점이 확인됐다. 사진은 챗GPT로 제작.

[헤럴드경제=차민주 기자] 전 세계 웹사이트에서 사용되는 프로그래밍 언어 ‘PHP’에서 치명적인 보안 취약점이 발견된 가운데, 국내 중소 웹사이트를 중심으로 해킹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일 방문자 300만명 규모로 알려진 국내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서 PHP 취약점이 확인돼 긴급 대응에 나섰다. 일일 방문자 100만명 규모로 추정되는 대형 커뮤니티 더쿠도 긴급 보안 작업을 실시했다.

과거 PHP를 기반으로 구축된 시스템을 여전히 사용 중인 중소 웹사이트가 해킹 위험에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에서 PHP가 활발하게 사용된 2000~2010년대 구축된 웹사이트들이 주요 위험 대상으로 지목된다.

여기에 국내 웹사이트의 PHP 사용 비율이 전 세계 평균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내 정보기술(IT) 업계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2000년대 구축된 중소 웹사이트 우려…대기업 개발언어 일찌감치 바꿔 영향적어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PHP 보안 취약점 사태의 여파는 2000년대 구축된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와 중소 웹사이트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발 인력과 보안 투자 여력이 부족한 중소 웹사이트의 경우 오래된 PHP 기반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 보안 취약점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PHP는 2000년대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국내 웹사이트 개발에 활용된 프로그래밍 언어로 꼽힌다. 이후 자바(Java), 노드(Node.js) 등 새 개발 언어가 등장하면서 대형 IT 기업의 주력 개발 환경에서 점차 자취를 감췄다. 반면 과거 PHP를 기반으로 구축된 온라인 커뮤니티와 중소 웹사이트에서는 여전히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실제 2000년대부터 서비스를 운영한 국내 주요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긴급 보안 대응이 이뤄지고 있다. 디시인사이드는 지난 21일 오후 10시 30분께 이미지·동영상 업로드 기능을 일시 중단했다. 디시인사이드 관계자는 “PHP 취약점이 발견돼 패치 업데이트를 진행하고자 이미지, 동영상 업로드를 막은 상태”라고 밝혔다. 디시인사이드에 따르면 일일 방문자 수는 약 300만명에 달한다.

또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인 더쿠도 전날 오후 10시 46분께 공지를 통해 보안과 관련한 긴급 서버 작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더쿠의 일일 방문자 수는 약 94만명으로 추정된다.

반면,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대형 플랫폼 기업은 개발 환경을 신속하게 업데이트하고 있어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PHP는 과거 활발하게 사용된 프로그래밍 언어로, 규모 있는 국내 플랫폼 기업은 주력 개발 언어를 바꾼 지 오래”라며 “한국 시장이 디지털 변화에 빠른 만큼 버전 업데이트도 빨라, 상대적으로 대응이 느린 유럽 시장보다 우려가 적은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웹호스팅 업체들도 잇따라 긴급 조치에 나섰다. 카페24는 PHP 호스팅 서버에 긴급 보안 설정을 적용했다. 가비아 역시 22일 새벽 긴급 보안 패치를 진행하면서 서버당 약 30분 내외의 서비스 중단 가능성을 공지했다.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학생들. [연합]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학생들. [연합]

국내 웹사이트 PHP 사용률 82.7% 전세계 평균보다 높아

국내 웹사이트의 PHP 사용 비율이 전 세계 평균보다 높다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웹 기술 분석업체 W3테크스(W3Techs)에 따르면 서버 측 프로그래밍 언어가 확인된 한국 소재 웹사이트의 PHP 사용 비율은 82.7%로 집계됐다. 전 세계 평균인 69.3%보다 13.4%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국내 국가도메인인 ‘.kr’을 사용하는 웹사이트의 PHP 사용률도 75.1%에 달했다.

업계는 별도의 로그인 없이도 해커가 웹서버에서 악성 코드를 실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취약성의 위험성이 크다고 평가한다.

구형 PHP를 오랜 기간 사용하고 있는 중소 웹사이트일수록 보안 패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신 버전으로 전환할 시 기존 게시판이나 회원관리 등 일부 기능에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상황을 인지하고 중소기업의 보안 대응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정오를 기점으로 민간 분야 사이버위기 경보를 ‘주의’ 단계로 격상하고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특히 자체 보안 인력과 기술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긴급 보안 패치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우선 관계 기업을 대상으로 보안 조치를 안내했고, 중소기업 긴급 패치 지원 등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cham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