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정쟁 풀고 국민투표 로드맵 제시하라”
“내년 하반기 목표, 총선과 투트랙도” 제안
지방분권 개헌 토론, 적극론-신중론 엇갈려
[헤럴드경제(부산)=정형기 기자] 대통령 연임 개헌을 둘러싼 정치권 논란이 식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전국 지방분권 시민사회단체가 부산에서 ‘지방분권 개헌’ 추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정쟁에 갇힌 개헌 논의를 여야 협치로 풀고 2027년 하반기 국민투표 로드맵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지방분권전국회의, 지방분권균형발전 부산시민연대, (사)분권균형시민주도헌법개정 전국네트워크, 헌법개정추진연석회의 등 4개 단체는 22일 오후 2시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지방분권 개헌 등 여·야 협치 개헌추진 촉구 전국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을 열었다.
신대운·백종락 지방분권전국회의 공동실행위원장이 낭독한 기자회견문에서 이들은 “1987년 헌법체제는 민주화의 역사적 성과였지만, 40년 가까이 이어진 중앙집권적 권력구조와 수도권 일극집중, 지역소멸 위기, 양극화 등 사회적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중앙정부가 권한과 재정을 독점하고 지방정부가 중앙의 지침과 보조금에 의존하는 체제를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들은 “개헌을 정치적 수사나 선거용 공약으로 소비하지 말고 국민 앞에 책임 있는 추진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며 “2027년 하반기 개헌 국민투표를 최우선 목표로 국회가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해 정부와 공동추진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권력구조 개편, 선거제도 개혁 등에 이견이 있더라도 지방분권·균형발전 개헌처럼 합의 가능한 내용까지 좌초시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열린 ‘이재명 정부 2년, 지방분권균형발전운동 실천 방향’ 토론회에서 박재율 지방분권전국회의 상임공동대표는 “정부가 헌법개정을 국정과제 1호로 설정했다”며 2027년 하반기 국민투표를 1차 목표로 하되 2028년 4월 총선 동시 실시를 대안으로 두는 ‘투트랙’을 제안했다. 그는 여당은 개헌을 추진하고 야당은 반대하는 정치구도를 최대 걸림돌로 꼽았다.
이기우 인하대 명예교수는 개헌이 필요한 이유를 승자독식 권력구조로 짚고, 선거와 분리한 국민투표와 쟁점별 투표, 지역대표형 상원 도입, 국민발안제를 제시했다. 정두환 헌법개정국민행동 공동대표는 동네·관심사 게시판과 음성·영상 토론을 갖춘 디지털 공론장을, 정정화 서명운동 준비위원은 2027년 9월까지 100만명 서명 목표와 11월 서명운동본부 출범 계획을 밝혔다.
토론에서는 개헌 적극론과 신중론이 엇갈렸다. 장준동 부산분권혁신운동본부 상임대표는 ‘주민자치권’ 기본권 신설과 개헌 국민발안제 부활을, 최민호 지방분권운동대구경북본부 기획위원장은 국세·지방세 재배분의 헌법 명시를 주문했다. 이창용 대표는 100만 서명운동을 ‘주민숙론운동’으로 확장하자고 했다.
반면 박충훈 부산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법률 수준의 자치권 확대 노력이 우선이며, 쟁점별 투표는 헌법 체계정합성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재욱 신라대 명예교수는 100만 서명이 곧 국민 전체의 뜻은 아니라고 했고, 신대운 위원장은 ‘국회 재적 3분의 2’ 요건을 현실적 제약으로 짚었다.
노민호 지방분권경기연대준비위 정책위원은 올해 5월 국회의장과 6개 정당이 공동 발의한 개헌안이 의결정족수 미달로 무산된 점을 들며 정치권 중심 개헌의 한계를 지적했고, 황영식 부산투명사회실천 민관네트워크 공동대표는 청렴·반부패를 여야가 함께할 ‘첫 합의 의제’로 삼자고 제안했다.
kaf2002@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