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초지원연·경상국립대, 폐페트병 성분을 포름산염 전환 고효율 촉매 개발

- 300시간 안정적 성능 유지, 폐플라스틱 재활용·고부가가치 자원화 기대

폐페트병에서 얻은 에틸렌글리콜을 포름산염으로 전환하는 모식도(챗GPT 생성).[KBSI 제공]
폐페트병에서 얻은 에틸렌글리콜을 포름산염으로 전환하는 모식도(챗GPT 생성).[KBSI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버려진 페트병을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화학원료로 바꾸는 고효율 촉매가 개발됐다. 폐페트병에서 얻은 성분을 화학원료로 전환하는 데 사용된 전하의 약 86%를 활용하면서 300시간 동안 안정적인 성능까지 입증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진종성 박사 연구팀이 경상국립대학교 최명룡 교수, 국립타이완과학기술대학교 장즈창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폐페트병에서 얻은 에틸렌글리콜을 포름산염으로 전환하는 고효율 촉매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폐페트병을 화학적으로 분해하면 테레프탈산과 에틸렌글리콜을 얻을 수 있다. 테레프탈산은 다시 플라스틱 제조에 활용할 수 있지만, 에틸렌글리콜은 물과 잘 섞이고 끓는점이 높아 분리·회수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에틸렌글리콜을 별도로 분리하는 대신 산업용 화학원료인 포름산염으로 전환하는 방법에 주목했다. 포름산염은 다양한 화학제품 제조에 활용할 수 있어 폐플라스틱의 자원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연구팀은 얇은 판 형태의 산화니켈(NiO) 표면에 루테늄(Ru) 원자를 하나씩 고정한 ‘단일원자 촉매’를 개발했다.

이 촉매는 이산화탄소 레이저를 약 10분간 조사하는 방식으로 제작했다. 특히 루테늄 원자와 산화니켈이 맞닿는 부분에서 화학반응이 활발하게 일어나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KBSI 영남권센터에 구축된 하이브리드 이차이온질량분석기.[KBSI 제공]
KBSI 영남권센터에 구축된 하이브리드 이차이온질량분석기.[KBSI 제공]

촉매의 작동 원리를 밝히기 위해 KBSI 영남권센터의 첨단 분석장비인 ‘하이브리드 이차이온질량분석기(Hybrid SIMS)’를 활용했다.

이를 통해 촉매 표면에 존재하는 물질의 종류와 분포를 정밀 분석하고, 화학반응 도중 생성되는 중간물질을 확인했다.

분석 결과 에틸렌글리콜에서 수소가 순차적으로 떨어져 나가고 탄소와 탄소 사이의 결합이 끊어지면서 포름산염이 생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루테늄과 산화니켈이 맞닿은 부분이 반응 중간물질을 안정적으로 붙잡아 포름산염 생성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개발된 촉매는 포름산염 전환 실험에서 패러데이 효율 86.37%를 기록했다. 이는 화학반응에 사용된 전체 전하 중 약 86%가 실제 포름산염 생성에 활용됐다는 의미다.

실제 폐페트병을 분해한 용액을 이용한 실험에서도 25시간씩 12차례, 총 300시간 동안 안정적인 촉매 성능을 유지했다.

이번 연구는 폐플라스틱을 유용한 화학원료로 전환하는 기술뿐 아니라 촉매 표면에서 일어나는 반응 과정을 정밀하게 규명해 향후 고성능 촉매 설계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진종성 KBSI 책임연구원은 “촉매 표면의 반응 중간물질을 분석해 에틸렌글리콜이 포름산염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설명할 근거를 확보했다”며 “다양한 친환경 촉매의 작동 원리를 밝히고 설계 방향을 제시하는 데 분석 기술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앙게반테 케미 국제판(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10월 5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