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업무는 바텀업·대규모 혁신은 탑다운

AI 거버넌스 TFT 내년 6월 종료 목표

새만금 GPU 1만장…구글 TPU로 칩 다변화

21일 현대차 양재사옥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소프티어 테크톡 오프데이 2026’에서 진은숙 현대차·기아 ICT담당이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21일 현대차 양재사옥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소프티어 테크톡 오프데이 2026’에서 진은숙 현대차·기아 ICT담당이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신차 개발 기간을 현재 43개월에서 30개월로 줄이는 그룹 차원의 과제를 추진한다. 직원들이 자유롭게 AI를 써보며 업무를 개선하는 ‘바텀업’ 방식에, 회사가 풀어야 할 문제를 먼저 정하고 AI로 해결하는 ‘탑다운’ 방식을 더해 AI 전환(AX)을 사업 성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양재 본사에서 국내 기업 IT 리더와 미디어를 대상으로 기술 콘퍼런스 ‘소프티어 테크톡 오프데이 2026’을 열고 AX 추진 과정과 성과, 남은 과제를 소개했다. 소프티어 테크톡은 2023년부터 사내 행사로 운영해 왔으며, 4회째인 올해 처음 외부에 공개됐다.

기조연설에 나선 진은숙 현대차·기아 ICT담당 사장은 “차량 개발 기간을 30개월로 줄이겠다는 목표”라며 “이를 위해서는 연구개발 조직뿐 아니라 구매와 생산 등 여러 조직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차량 개발 기간을 현재 43개월에서 중국차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다.

AI로 中 속도 따라 잡는다…비개발자도 바이브코딩 성과

올해 상반기 정의선(오른쪽) 현대차그룹 회장이 주요 경영층과 함께 바이브 코딩 교육을 받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올해 상반기 정의선(오른쪽) 현대차그룹 회장이 주요 경영층과 함께 바이브 코딩 교육을 받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직원들에게 토큰을 무료로 제공하며 AI를 자유롭게 실험하도록 하는 바텀업 방식에 집중해 왔다. 직원들은 폐쇄망 환경에서 자유롭게 개념검증(PoC)을 할 수 있다.

다만 진 사장은 바텀업만으로는 회사 전체로 무엇이 달라졌는지 체감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개별 업무 개선은 바텀업으로 이어가는 한편, 여러 조직이 얽힌 대규모 프로세스 혁신은 구체적인 문제와 정량 목표를 먼저 정하는 탑다운 방식으로 함께 추진하고 있다.

여러 기능 조직이 협업하는 통합 과제로는 차량 개발 기간 단축을 제시했다. 차량 개발 기간 단축은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핵심 과제다. 기존 업체들이 신차 하나를 개발하는 데 통상 3~5년을 쓰는 동안, 중국 업체들은 18~24개월까지 개발 속도를 줄이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 사장은 현재 43개월 수준의 차량 개발 기간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현장 직원들의 AI 활용도 늘고 있다. 광명공장의 한 매니저는 사내 생성형 AI 플랫폼 ‘에이치 챗(H Chat)’으로 바이브 코딩을 해, 생산라인의 차량을 식별하고 사양을 확인하는 시스템을 직접 만들었다. 진 사장은 “기존의 8000만원짜리 비전 카메라를 떼어내고, 시중에서 판매하는 2만5800원짜리 웹캠을 이용해 구현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영진도 예외가 아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부회장, 그룹사 대표 등은 바이브 코딩으로 글로벌 정세 보고서를 만드는 실습에 참여했다. 같은 프롬프트를 넣었는데도 사람마다 결과가 다른 것을 확인하며, AI를 과신해선 안 된다는 점을 공유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그룹 임직원의 70% 이상이 H Chat을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는 자율주행·수소 등 국외 이전이 엄격히 통제되는 국가핵심기술 부문까지 활용 범위를 넓혔다. 진 사장은 “저희 회사 직원들의 평균 연령은 40세를 넘는다”며 “이런 직원들이 바이브 코딩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고 말했다.

HTWO 에너지 청주 수소충전소. [현대차그룹 제공]
HTWO 에너지 청주 수소충전소. [현대차그룹 제공]

“직원 70% 매주 AI 활용 목표”…1200만대 커넥티드카서 데이터 확보

AI 활용이 전사로 퍼지면서 이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체계도 갖추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비개발자 임직원이 AI로 만든 업무 도구가 개인 PC에 머물지 않고 동료들과 함께 쓰일 수 있도록, 사내 서비스로 배포하는 플랫폼 ‘에이치 런치(H-Launch)’를 이달 선보인다.

AI 에이전트가 업무 시스템과 연동되는 상황에도 대비한다. 직원의 사번처럼 에이전트에도 고유 ID를 부여하고 모든 활동을 기록하는 관리 체계를 구축한다. 데이터 삭제처럼 되돌리기 어려운 작업은 사람의 승인을 거치도록 할 방침이다.

AX를 이끄는 조직도 기한을 정해 운영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4월 장재훈 부회장 직속으로 AI 거버넌스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렸고, 진 사장이 TFT장을 맡았다. TFT 종료 기준은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의 80%가 AI 도구를 활용하고, 전체 직원의 70% 이상이 일주일에 한 번 이상 AI 도구를 쓰며, 40% 이상의 조직이 AI 에이전트로 업무를 자동화하는 것 등이다.

종료 목표 시점은 2027년 6월이다. 진 사장은 “2년이 지난 뒤에도 TFT가 계속 존재한다면 그룹의 AX는 실패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1일 현대차 양재 사옥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소프티어 테크톡 오프데이 2026’에서 진은숙(왼쪽 첫 번째) 사장과 IT·AI 분야 임원 및 실무자들이 대담 세션을 진행하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21일 현대차 양재 사옥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소프티어 테크톡 오프데이 2026’에서 진은숙(왼쪽 첫 번째) 사장과 IT·AI 분야 임원 및 실무자들이 대담 세션을 진행하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은 전사적인 AX를 통해 전 세계 약 1200만대의 커넥티드카에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모아 약 140페타바이트(PB) 규모의 차량 센서 데이터를 확보했다. 수십 개 법인의 고객·품질·판매 등 기업 운영 데이터를 7000개 이상의 데이터 파이프라인으로 통합 관리하고 있다.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등 피지컬 AI 개발을 위해 인프라 확충에도 속도를 낸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자원을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역량도 단계적으로 갖춘다. 2029년 하반기부터는 새만금 AI 데이터센터에서 1만장 이상의 GPU로 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안도 검증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구글과 함께 7세대 텐서처리장치(TPU) ‘아이언우드’로 개념검증(PoC)을 진행 중이며, 사내 온프레미스 대규모언어모델(LLM)을 TPU에서 구동하는 시험을 하고 있다. AMD 그래픽처리장치와 아마존웹서비스(AWS)의 AI 칩, 국내 스타트업의 추론용 칩도 검토 대상이다.

현대차그룹은 ▷모델 호환성 ▷성능 ▷총소유비용(TCO) ▷공급 안정성 등 네 가지 기준으로 직접 검증해 특정 제조사에 얽매이지 않고 가장 적합한 조합을 고르겠다는 방침이다

진 사장은 “어떤 기술이 등장하더라도 빠르게 활용해 사업 성과로 이끌어내는 조직 문화가 가장 중요하다”며 “빠르게 배우고, 빠르게 잊고, 다시 배우는 조직을 만들어 다음 기술 혁신에도 앞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비싼’? NO!” 현대차 ‘신형 투싼’, 3140만원부터…기본 트림에 플레오스 커넥트 적용

“‘비싼’? NO!” 현대차 ‘신형 투싼’, 3140만원부터…기본 트림에 플레오스 커넥트 적용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현대자동차가 5세대 완전변경 모델 ‘디 올 뉴 투싼’의 주요 사양과 가격을 공개하고 21일 계약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투싼은 올해 말 글로벌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909416

eyr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