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회장 선거일 변경 등 각종 논란에 입 열어
후보 5명 리더스포럼 불참에 “사전선거운동 우려”
차기 회장 덕목으로 업무 능력·화합 강조
4년 뒤 재출마 가능성엔 “일하러는 안 온다”
[헤럴드경제(제주)=부애리 기자]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내년 2월 차기 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불거진 선거일 변경 논란에 대해 “인수인계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차기 유력 후보자들의 리더스포럼 불참에 대해서는 “사전선거운동 문제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22일 제주에서 열린 ‘2026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차기 중앙회장 선거와 관련한 여러 논란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중기중앙회는 내년 2월2일 제28대 중앙회장 선거를 실시할 예정이다. 2월 말 정기총회에서 치러지던 선거를 임시총회로 앞당기고, 선거운동 기간도 기존 20일에서 30일로 늘렸다. 이 때문에 김 회장과 가까운 일부 조합 이사장들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투표를 실시해 김 회장 측에 우호적인 후보에게 유리한 선거 구도를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 회장은 “기존에는 2월 말 선거를 하고 3월 곧바로 신임 회장이 취임하다 보니 인수인계 기간이 없었다”라며 “선거를 앞당긴 것은 인수인계 기간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 6단체 중 회장 선거가 법으로 정해진 곳은 중기중앙회뿐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선거권자들의 알 권리를 더 보장하기 위해 선거운동 기간도 열흘 늘렸다”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차기 회장 후보자들의 리더스포럼 불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현재 차기 중기중앙회장 후보군으로는 강동한 한국단조공업협동조합 이사장, 박장선 한국인쇄협동조합연합회 회장, 심승일 한국고압가스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 이민형 중부흄관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이재광 한국전기에너지산업협동조합 이사장 등 5명이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강동한·박장선·심승일·이재광 이사장 등 4명은 현직 중기중앙회 부회장이다. 이 중 강 부회장은 김기문 현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인물로, 차기 회장 선거에서 ‘김심(김기문 복심)’을 상징하는 유력 후보로 꼽힌다. 공식 후보 등록 이전이지만 차기 회장 자리를 놓고 물밑 경쟁이 진행되는 상황이다.
애초 이들은 전국 협동조합 이사장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번 리더스포럼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중기중앙회의 요청에 따라 불참하기로 했다.
전국 협동조합 이사장들이 대거 참석하는 리더스포럼은 차기 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이 선거권자들과 접촉할 수 있는 자리다. 이 때문에 후보자들의 행사 불참과 선거운동 기회의 형평성 문제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 회장은 “그것은 제가 결정한 것이 아니라 이사회 등에서 전반적으로 논의한 사안”이라며 “지금 선거운동을 하면 사전선거운동으로 걸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후보자들을 한 분 한 분 만나 이런 문제가 있으니 리더스포럼에 참석하지 않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설명했고, 모두 양해가 됐다”라고 밝혔다.
“중앙회장은 폼 잡는 자리 아냐…일 잘하는 사람 뽑아야”
김 회장은 차기 중앙회장에게 필요한 덕목으로 업무 능력과 화합의 리더십을 꼽았다.
그는 “선거라는 것은 냉정한 심판이다. 누가 표를 많이 얻느냐의 문제”라며 “이번 선거에서는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과거 자신이 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했던 경험도 언급했다. 김 회장은 “두 번째 중앙회장 선거에 나왔을 때는 시간이 짧아 조합 이사장들을 다 만나지도 못했는데 2등과 60~70표 차이가 났다”라며 “당선된 이유를 분석해 보니 일을 잘할 것 같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차기 회장의 업무 능력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회장단 내 3~4명을 언급하면서도 실제 후보 등록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은 “유권자인 조합 이사장들은 후보자들이 어떤 사람인지 대부분 알고 있다”라며 “자수성가했는지, 수출이나 매출 등 기업 경영 성과가 어떤지 비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품도 중요하다. 누구나 화합하면서 끌어 나갈 수 있느냐도 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중앙회장직이 명예보다는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과 제도 개선에 집중해야 하는 자리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중앙회장은 비상근이고 선출직이지만 인사 문제를 제외하면 중앙회 운영에 직접 관여하는 권한이 거의 없다”라며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과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납품대금 연동제, 가업승계, 협동조합 담합 문제 등 굵직한 과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왔다”라며 “그런 내용들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폼 잡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회장은 이번 리더스포럼이 사실상 임기 중 마지막 행사가 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소회를 밝혔다.
그는 “2007년 처음 중앙회에 왔을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16년 동안 했는데 이제는 떠나가야 할 시간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4년 뒤 중앙회장 선거에 다시 출마할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중기중앙회에 놀러는 올지 모르지만 일하러는 안 온다”고 선을 그었다.
김 회장은 2007년 처음 중앙회장에 당선돼 2015년까지 두 차례 임기를 지냈다. 이후 2019년 다시 당선됐으며 2023년 연임에 성공해 현재 네 번째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 내년 2월 임기를 마치면 총 16년간의 중앙회장 재임을 마무리하게 된다.
b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