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한국·대만 증시 ‘비중 확대’ 유지

노무라, 삼전닉스 ‘주목할 종목’ 매수 의견

AI 하드웨어 공급난 2028년까지 지속 전망

인공지능(AI) 거품론에 대한 경고가 커지고 있지만, 반도체 중심의 국내 증시를 낙관하는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AI 산업 수익성을 둘러싼 의구심이 현재 증시를 짓누르고 있지만, 실제 AI 인프라 수요와 반도체 기업의 이익 성장세는 여전히 견고하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증시 조정 역시 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털) 악화보다는 투자심리 위축과 수급 불안에 따른 단기적 현상일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JP모건과 노무라증권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최근 잇달아 한국 증시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공급 부족이 최소 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당장의 주가 하락에도 AI가 증시를 주도하는 큰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는 것이다.

JP모건은 아시아 테마 전략 보고서 ‘AI가 여전히 핵심인 이유(Why AI remains foremost)’에서 한국과 대만 증시에 대한 ‘비중확대(Overweight)’ 의견을 유지했다. AI 관련주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아시아 증시의 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JP모건은 AI 관련주가 아시아 증시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으며, 2027년 전체 이익 증가분의 약 70%를 담당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한국과 대만이 글로벌 AI 하드웨어 공급망의 핵심 국가라는 점에 주목했다. 한국은 메모리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대만은 첨단 로직 반도체와 패키징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AI 하드웨어 공급 부족이 적어도 2028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점도 긍정적 전망의 근거다. 반도체 기업들이 생산량 확대와 가격 결정력 강화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의미다. JP모건은 아시아 AI 하드웨어 생태계의 순이익이 2028년 1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노무라증권도 글로벌 메모리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주목할 종목’으로 선정하고 두 기업에 모두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목표주가는 삼성전자 67만원, SK하이닉스 470만원으로 제시했다. 20일 종가인 각각 21만1500원과 122만3000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노무라 역시 데이터센터 증설에 따른 메모리 수요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노무라가 추적한 글로벌 데이터센터 신규 설비 규모는 올해 22.3기가와트(GW)에서 내년 31.5GW로 늘어날 전망이다. AI 기업들의 매출 성장세 둔화와 일부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의 자금조달 부담에도 메모리 수요가 공급보다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AI 기업들의 자금난이 산업 전반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한적이라고 봤다. 개별 사업자가 자금조달에 실패하더라도 이미 구축된 데이터센터와 관련 장비를 다른 사업자가 활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기술 발전으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 역시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국내외 증권가에서 AI 산업의 성장성에 대한 긍정론이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 증시에서는 투자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AI 기업들의 대규모 설비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AI 모델과 서비스의 수익화 속도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반도체 수요 역시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여기에 프랑스에서 대규모 시위와 소요 사태가 확산하고,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에너지 시설과 공항 등을 공격했다고 주장하는 등 지정학적 악재까지 겹쳤다. 유럽의 정치·재정 불안과 중동의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가 국제유가와 국채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키는 양상이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AI 산업의 장기 성장 전망이 실제 기업 실적으로 얼마나 뒷받침될 수 있는지에 집중되고 있다.

JP모건은 AI 모델과 응용 서비스의 수익화 속도 둔화,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제약 등을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노무라 역시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이 지속적으로 축소되거나 자금조달이 완료된 사업마저 지연될 경우 메모리 수요 전망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홍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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