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점 등 피해액 2조원…“대테러 병력 투입”
파리 야간 통금 연장…석유·가스 소지 금지
총리, 폭력사태 배후로 극좌세력 거듭 지목
10년물 국채 금리 장중 4.96%까지 치솟아
이탈리아도 밀라노에 군 병력 500명 배치
지난 주말 폭력 시위로 얼룩진 프랑스가 20일(현지시간) 이틀째 지역별 부분 통행금지를 시행하는 가운데 오는 24일 예고된 시위에 군 병력까지 포함해 보안 인력을 대거 배치하기로 했다. 이탈리아 정부 역시 밀라노에서 발생한 폭력·약탈시위에 대응하기 위해 군 병력을 투입한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르코르뉘 총리는 20일 의회에서 당국 대응이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오는 24일 시위에는 경찰력을 “대규모로”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폭력 사태가 조직적이었으며 그 배후에는 극좌 세력이 있다고 거듭해서 주장했다. ‘노란 조끼’ 운동 측은 오는 24일에 시위 ‘2막’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로랑 뉘녜즈 내무장관도 “내부 보안군의 대체 인력으로 상티넬(군의 대테러 경계 작전) 병력을 투입하겠다”며 “경찰과 헌병대가 질서 유지 임무에 집중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 경찰은 프랑스 전역에서 석유·가스가 든 병이나 캔, 폭죽 소지를 일시적으로 금지했다고 밝혔다. 또한 고등학교와 대학교 인근 구역에서는 헬멧과 같은 보호장구 착용도 금지됐다.
프랑스 수도 파리에선 이날 밤 11시에 두 번째 통금이 시작된다고 파리 경찰이 밝혔다. 남서부 보르도, 남부 니스는 며칠간 통금을 계속될 방침이다. 파리 경찰은 프랑스 전역에서 석유·가스가 든 병이나 캔, 폭죽 소지를 일시적으로 금지했다고 밝혔다. 또한 고등학교와 대학교 인근 구역에서는 헬멧과 같은 보호장구 착용도 금지됐다.
프랑스 전역에서는 지난 17일 약 50만명이 교육 등 공공부문 투자 부족과 고(高)물가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일부 참가자가 공공시설 방화와 상점 약탈, 기물 파손을 저지르면서, 이번 시위는 폭력 사태로 변질됐다. 약탈은 18일 밤까지 이어졌다.
이번 폭력 사태로 프랑스 전역에서 약 3000개 상점이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닝스타 DBRS 글로벌 보험 책임자는 보고서에서 이번 사태에 따른 경제적 비용이 10억∼12억유로(약 1조5000억∼1조8000억원)로 추산했다.
유통업체 까르푸는 이날 폭력사태로 인한 고객 감소와 소비자 신뢰 훼손, 비용 증가를 이유로 올해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파리상인연합회는 전날 낸 성명에서 “우리가 사설 경호업체를 고용해서 시설의 안전을 지켜야 하는 상황은 정상이 아니다”며 “파리와 우리 동네는 프랑스의 이미지를 대표하며 이런 일은 우리나라의 평판을 망치고 있다”고 정부 대응을 촉구했다. 파트리크 마르탱 프랑스경제인협회(MEDEF) 회장도 국가가 폭동 대응에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제랄드 다르마냉 법무장관은 이날 정오 기준으로 149명이 구금 상태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7일 이후로 2500명이 체포됐고 800여 명이 검찰에 송치됐다.
프랑스에서 재정 불안에 더해 시위와 폭력사태로 혼란이 커지면서 프랑스 국채 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프랑스 국채 10년물 금리는 20일 장중 4.96%까지 올랐으며, 프랑스와 독일의 국채 10년물 금리 차는 1.5%포인트(p)를 넘어 1.54%p까지 벌어졌다. 앞서 프랑스 국채는 재정 불안이 급격히 확산한 이달 초에 2002년 7월 이후 최고치인 4.9937%까지 올랐고 독일 국채와 금리 차는 1.59%p까지 벌어졌는데 이에 근접한 수준이다.
한편 이탈리아 정부도 밀라노의 안전을 위해 군 병력 500명을 배치하기로 했다고 현지 매체인 코리에레델라세라가 이날 보도했다. 이 작전은 군이 경찰과 함께 현장에 투입되는 것으로 치안 강화 활동에 국방부가 참여하는 의미가 있다고 현지 매체는 분석했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이날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고, 관련 법령을 조만간 공포할 계획이다.
지난 주말 밀라노에서 물가 상승과 공공서비스 악화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폭력·약탈 시위로 변질하면서 200명 넘게 경찰에 연행됐다. 시위의 여파로 전날 밀라노 중심가 상점들은 대부분 진열창에 가림막을 설치하고 일찍 영업을 종료했다.
정부는 배치 병력에 추가적인 역할과 임무를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도심 일부 지역에 통행을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난 주말 기물파손 등 혐의로 연행된 사람 중 80%가 미성년자였던 점을 들어 범행 가능성이 있는 위험 인물을 미리 경찰서에 가두는 예방적 구금을 성인에서 18세 미만 청소년까지 확대하는 안도 논의 중이다.
귀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장관은 “이번 폭력·약탈 시위는 소셜미디어 같은 비전통적 수단을 통해 국가를 상대로 벌어지는 일종의 하이브리드 전쟁”이라고 말했다. 김영철 기자
yckim6452@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