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5% 급증
반도체 275억달러, 전체의 44.7%
내달 사상 첫 연 1조弗 돌파 기대
대미흑자 최대 전망, 통상압박 변수
이달 1~20일 수출액이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600억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연간 누적 수출액도 8800억달러에 육박하면서 다음 달 사상 첫 연간 수출 1조달러 달성 가능성이 커졌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616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5.4% 증가했다. 10월 1~20일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이달 1∼20일 조업일수는 13일로, 지난해 추석연휴가 있었던 작년 동기(10.5일)보다 2.5일 많았다. 이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47억4000만달러로 65.9% 늘었다. 일평균 수출액도 1∼20일 기준 역대 최대치로, 직전 최대치였던 9월(46억달러) 기록을 경신했다.
이달 20일까지 연간 누적 수출액은 8763억달러를 기록했다. 남은 기간 일평균 수출액이 45억달러 안팎을 유지하면 다음 달 중 누적 수출 1조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 4분기에 월평균 수출액이 약 618억달러를 기록하면 달성 가능한 규모다.
우리나라 수출은 1995년 1000억달러, 2004년 2000억달러, 2006년 3000억달러, 2008년 4000억달러, 2011년 5000억달러, 2018년 6000억달러를 차례로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7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올해는 1월부터 매월 역대 같은 달 최대 실적을 경신했고, 6월에는 월간 기준으로 1000억달러를 처음 넘어섰다. 지난달 수출액도 1209억달러를 기록했다.
수출 호황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 이달 1~20일 반도체 수출액은 275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2.5% 급증했다. 10월 1~20일 기준 역대 최대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도 44.7%로 1년 전보다 16.2%포인트 상승했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에 수출 물량 확대와 제품 가격 상승이 맞물린 결과다. DDR5 16Gb 가격은 지난 5월 37.5달러에서 6월 40달러, 7월 45달러, 8월 46.5달러, 9월 48달러로 꾸준히 올랐다. 낸드(NAND) 가격 상승도 수출 실적을 뒷받침했다.
석유제품(68.3%), 승용차(40.9%), 컴퓨터 주변기기(424.0%) 등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국가별로는 중국(154.4%), 미국(154.9%), 베트남(74.6%), 유럽연합(EU·78.2%), 대만(36.7%) 등에서 일제히 수출이 증가했다. 중국·미국·베트남 등 상위 3개국의 수출 비중은 52.7%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9월 대미국 무역흑자는 847억달러로 불과 3분기 만에 종전 연간 역대 최대 흑자였던 2024년의 556억달러보다 291억달러 더 많다.
문제는 이 같은 흑자 확대가 미국의 통상 압박을 다시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4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의 대미무역 흑자에 불만을 품고 한국산 제품에 25%의 상호관세를 예고했다가 그해 7월 한국이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자 관세를 15%로 낮췄다.
10월 1~20일 수입액은 471억달러로 42.8%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78.4%), 원유(42.9%), 가스(112.4%), 기계류(43.7%) 등이 늘었고, 원유·가스·석탄 등 에너지 수입액은 53.5% 증가했다. 대러시아 수입도 64.8% 증가했다. 대러시아 수입은 가스와 원유 품목으로 관세청은 설명했다.
국가별로는 중국(71.1%), 미국(12.9%), EU(34.6%), 대만(84.2%), 일본(45.6%) 등에서 늘었다.
수출이 수입을 웃돌면서 이달 1~20일 무역수지는 145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배문숙 기자
oskymoo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