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후배 거처 없자 지택서 함께 생활
술 마시다 소리 지르자 화가 나 범행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30년 지기 지인을 함께 술을 마시다 시비가 붙어 흉기로 살해한 60대가 징역 15년을 확정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최근 A(64)씨의 살인 혐의 상고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4일 새벽 0시23분즘 전북 군산시 산북동에 있는 한 다세대 주택에서 함께 생활하던 피해자 B(당시 59)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두 사람은 과거 직장에서 선후배 사이로 만나 약 30년간 알고 지내던 사이로, 일정한 주거가 없던 B씨가 사건 4개월 전부터 A씨의 집에 와 생활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당일 함께 술을 마시다 B씨가 소리를 지르자 A씨가 이를 말리는 과정에서 말다툼이 시작됐다. 이어 몸싸움이 벌어졌고 화가 난 A씨는 흉기를 휘둘렀다.
B씨는 종종 술에 취한 채 소리를 지르거나 큰 소리로 노래를 불렀고, A씨는 이웃들로부터 조용히 좀 하라는 민원을 수차례 받아 불만이 쌓였다고 한다.
A씨 신고로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A씨는 119에 사건 경위를 말했고 즉시 현행범 체포됐다.
1심은 구속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살해 동기나 범행의 경위에 특별히 참작할 만한 사정을 찾아보기 어렵고 수법에 비춰 죄질 역시 불량하다”면서도 “범행을 인정하고 우발적 범행으로 보이며 119에 신고해 후속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A씨가 경찰 등에서 고의로 살해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 점을 고려해 ‘자수’라고 판단하지는 않았다.
A씨와 검사가 모두 항소했으나 2심은 모두 기각했다.
A씨는 항소심에서 “사건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취한 상태에서 범행했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감형을 요구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A씨가 범행 약 20분 전 편의점에 술을 사러 갔다가 들어오는 모습이 담긴 자택 폐쇄회로(CC)TV 영상과 범행 직후 119에 신고하면서 사건 경위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당일 경찰 조사에서도 범행 상황을 상세히 진술했다는 점에서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에 법리적 오류가 없다고 보고 A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A씨는 자신을 현행범으로 체포한 게 위법하며 공소권을 남용했다는 취지의 주장도 제기했으나, 대법원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자수감경을 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는 등의 주장은 양형을 다투는 취지인데, 여러 조건을 살피면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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