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니 총리 긴급회의서 병력 배치 결정
시위 연행자 80% 미성년자, 예방구금 검토
도심 통행금지 추진·치안 통제 강화
트럭 운전사 파업에 파스타 생산도 중단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이탈리아 정부가 밀라노에서 발생한 대규모 폭력·약탈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군 병력 500명을 투입하기로 했다. 시위 과정에서 연행된 사람의 80%가 미성년자로 나타나면서 청소년에 대한 예방적 구금과 도심 통행금지까지 검토하고 있다. 고물가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하는 가운데 트럭 운전사들의 운송 차질로 파스타 생산까지 중단되는 등 경제적 피해도 커지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델라세라에 따르면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이날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밀라노에 군 병력 500명을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관련 법령을 조만간 공포할 계획이다.
이번 조치는 군이 경찰과 함께 치안 활동에 참여하는 ‘안전한 거리’ 작전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코리에레델라세라는 밀라노에 군 병력을 즉시 추가 배치하는 방안이 사실상 확정됐다고 전했다.
정부는 군 병력에 기존 경계·순찰 업무 외에 추가적인 역할과 임무를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도심 일부 지역에 통행금지를 실시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특히 범죄를 저지를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는 인물을 사전에 경찰서에 구금하는 예방적 구금 제도를 미성년자에게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는 지난 주말 폭력 시위로 연행된 사람 가운데 80%가 18세 미만 청소년으로 확인된 데 따른 것이다. 밀라노에서는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악화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폭력·약탈 사태로 번지면서 200명 넘게 경찰에 연행됐다.
시위대 일부가 상점과 건물을 파손하고 경찰과 충돌하면서 도심 상권에도 비상이 걸렸다. 밀라노 중심가의 상점들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진열창에 가림막을 설치하고 영업을 조기에 종료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거리 시위를 넘어 국가 치안을 위협하는 문제로 보고 있다.
귀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장관은 “이번 폭력·약탈 시위는 소셜미디어 같은 비전통적 수단을 통해 국가를 상대로 벌어지는 일종의 하이브리드 전쟁”이라고 주장했다.
폭력 시위와 별개로 연료비 상승에 항의하는 트럭 운전사들의 시위도 이어지면서 물류망 곳곳에서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현지 파스타 제조업체 룸모는 이날 원재료 공급 부족으로 파스타 생산을 중단했다. 운송 차질이 식품 제조업으로까지 번지면서 생활필수품 공급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탈리아의 이번 사태는 프랑스에서 시작된 고물가와 공공서비스 악화에 대한 불만이 유럽 주요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발생했다. 프랑스 역시 지난 주말 대규모 시위가 폭동으로 번지면서 주요 도시에 통금령을 내리고 경찰력을 증원한 상태다.
sj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