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비 상승·엔화 약세에 가격 조정
내달 가을·겨울 의류 11개 품목 인상
9월 바지 가격·배송비 등 이미 올려
대량생산에도 비용 부담 흡수 한계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성장해온 일본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가 엔화 약세와 원재료비 상승을 견디지 못하고 가격 인상에 나섰다. 대량생산으로 생산비 부담을 흡수해왔지만 해외 생산에 따른 비용 상승이 이어지면서 일본 내 가을·겨울 의류 가격을 평균 4% 올리기로 했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유니클로는 다음 달부터 일본에서 판매하는 가을·겨울 상품 11종의 가격을 평균 약 4% 인상한다고 밝혔다. 유니클로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가격 인상 대상 상품 목록도 공개했다.
이번 인상의 주요 원인은 엔화 약세와 원재료비 상승이다. 유니클로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해외 공장에서 의류를 생산한 뒤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판매한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해외에서 생산한 제품을 일본으로 들여오는 비용이 늘어나는 구조다.
유니클로의 모회사인 패스트리테일링은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에 약 700곳의 거래처 공장을 두고 있다. 그동안 대규모 생산과 효율적인 공급망 운영으로 비용 상승분을 흡수해왔지만 엔저가 장기화하면서 가격을 유지하기 어려워진 것으로 풀이된다.
유니클로의 가격 인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9월에도 일부 여성용 바지 가격을 올린 데 이어 배송비와 의류 수선비 등 서비스 요금까지 인상했다. 상품 가격뿐 아니라 소비자가 부담하는 부대비용도 잇따라 높아진 셈이다.
추가 인상도 예정돼 있다. 유니클로는 오는 12월 이후 일부 가을·겨울 상품의 가격을 다시 올릴 방침이다. 다만 추가 인상 대상 품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니클로는 일본에서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운 대표적인 의류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해외 생산 비중이 높은 사업 구조상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 원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번 가격 인상은 엔저가 일본 소비자의 생활비 부담으로 이어지는 사례이기도 하다. 수입품 가격 상승의 영향이 식료품과 에너지뿐 아니라 의류 등 일상 소비재로도 확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sj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