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스테이지28서 결혼”
11월 미국 예식 한 달 앞당겨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의 주제곡 ‘골든’(Golden)을 만들고 부른 싱어송라이터 이재(본명 김은재)가 2017년부터 함께해 온 연인 사무엘 킴(샘 킴)과 부부가 됐다. 결혼식은 이재의 외조부인 원로배우 신영균 부부가 살던 옛집 터에서 열렸다.
19일(현지시간) 미국 패션지 보그(Vogue)에 따르면 이재와 사무엘 킴은 지난 17일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행사장 스테이지28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두 사람은 원래 다음 달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식을 올릴 계획이었으나, 장소를 한국으로 옮기고 날짜를 한 달 앞당겼다.
두 사람의 인연은 노래에서 시작됐다. 2017년 5월, 한 지인이 사무엘 킴의 집 작업실에 곡을 함께 쓰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재는 보그를 통해 “곡 몇 개를 같이 만들었지만, 그보다는 서로 마음이 통했다”며 “둘 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했고, 좋아하는 음악도 같았다”고 떠올렸다. 일로만 만나던 두 사람은 사무엘 킴의 룸메이트가 속한 밴드 공연을 함께 본 날 연인이 됐다. 그날 밤 사무엘 킴이 먼저 마음을 고백했다.
이후 8년 동안 두 사람은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함께 살며 각자의 음악 경력을 쌓았다. 사무엘 킴은 프로듀서 출신 컴퓨터 프로그래머다. 그가 청혼한 것은 2025년 6월 1일이었고, 이후 ‘케데헌’이 공개되며 이재 역시 스타가 됐다. 이재는 극 중 걸그룹 헌트릭스(HUNTR/X)의 리드 보컬로 ‘골든’ 등 주요 곡을 불렀다. 당시를 떠올리며 그는 “우리 삶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했다. 긴 홍보 일정과 시상식 시즌이 이어지며 결혼 준비도 잠시 멈춰야 했다.
이재는 “처음에는 2026년 11월 캘리포니아에서 결혼식을 올리려 했지만, 장소를 두고 이야기를 나눈 끝에 한국에서 하기로 하고 날짜를 10월로 당겼다”며 “그래서 모든 걸 준비할 시간이 넉 달 남짓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신없고 조금 버겁기도 했지만 둘이 진짜 한 팀이 돼 준비했고, 모든 게 완벽하게 제자리를 찾았다”고 덧붙였다.
식장인 스테이지28에는 이재의 어린 시절이 담겨 있다. 이재는 “어릴 적 외조부모님이 이곳 집에 사셨다”며 “정원을 돌아다니고 집 뒤 언덕을 할아버지와 함께 걸으며 어린 시절의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회상했다. 이 집과 땅은 이후 행사장으로 바뀌었고, 지금은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이 자리하고 있다. 이재의 오빠도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 행사는 전통 혼례로 문을 열었다. 두 사람은 서울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한식 퓨전 레스토랑에서 폐백을 드리고 환영 파티를 열었다. 이재는 “누구나 폐백을 하는 건 아니지만, 우리 결혼식에는 그런 전통적인 요소를 꼭 담고 싶었다”고 밝혔다.
본식은 스테이지28의 정원에서 열렸다. 식장은 이재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과 이곳 풍경을 닮은 초록빛과 흙빛으로 꾸몄다. 피로연은 같은 곳의 커다란 유리온실에서 이어졌다. 이재는 “유리온실은 지금의 내 삶, 오랫동안 바라온 꿈이 현실이 되는 시간을 뜻한다”며 “오랜 세월 음악에 매달린 끝에 받는 인정이라 지금이 꿈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재는 SM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출신으로, 그룹 레드벨벳의 ‘사이코’(Psycho), 에스파의 ‘드라마’(Drama) 등을 작업한 작곡가이기도 하다. 이재가 작사·작곡·가창에 참여한 ‘골든’은 올해 2월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영상 매체용 최우수 노래)를 받았다. 3월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주제가상을 받았다. 결혼식 이틀 전인 15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열린 제16회 아름다운예술인상 시상식에 외조부 신영균, 사무엘 킴과 함께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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