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247명 집단민원 이후 9년 만에 사업 본격화
장애학생, 휠체어 이용자 통행 불편 해소…선희궁터 석축 보존도 병행
특별조정교부금 6억1900만원 확보…2027년 상반기 준공 목표
[헤럴드경제=양정원 기자] 서울 종로구 서울농학교 앞 좁은 보행로가 9년 만에 정비될 전망이다. 장애학생과 휠체어 이용자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어 온 구간으로 주민들의 지속적인 개선 요구에도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곳이다.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윤선희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종로1)은 선희궁터 주변 정비공사를 위한 서울시 특별조정교부금 6억1900만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사업 대상은 종로구 신교동 1-42번지 일대다. 서울농학교 앞 콘크리트 돌출구조물을 철거해 보행로를 넓히고, 주변 시설을 정비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곳은 서울농학교와 서울맹학교 학생들이 등하교하고 인근 장애인복지관을 이용하는 주민들이 오가는 길이다. 그러나 보행로 일부를 차지한 콘크리트 구조물 때문에 휠체어 이동에 제약이 있었고, 보행 안전에 대한 우려도 제기돼 왔다.
정비 요구는 2017년 11월 청운효자동 주민 247명의 집단민원에서 시작됐다. 이후 주민과의 대화에서 해마다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사업은 좀처럼 진척되지 못했다. 2019년과 2021년에는 정비 대상이 지정유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예산 편성이 무산되기도 했다.
이번 사업은 보행환경 개선과 문화유산 보존을 함께 추진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철거 대상 구조물 아래에는 선희궁터의 일부로 추정되는 석축이 남아 있다. 서울시는 석축과 조화를 이루는 담장을 설치하고 빗물 유입에 따른 오염을 줄이기 위해 배수로도 정비할 계획이다.
종로구는 올해 안에 설계에 착수해 2027년 상반기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윤 부위원장은 이번에 평창동 일대 골목 경사로와 노후 보도 개선을 위한 특별조정교부금 4억원도 확보했다. 주민 민원이 제기된 구간에 친환경 계단을 설치하고 보도를 재포장하는 사업이다.
인왕산 수성동계곡 화장실 교체사업은 자연유산 현상변경 심의가 남아 있어 이번 교부 대상에서 제외됐다. 윤 부위원장은 서울시와 종로구와 협의해 추가 예산 확보를 추진할 방침이다.
윤 부위원장은 “선희궁터 주변 정비는 단순히 낡은 시설을 고치는 사업이 아니라 오랫동안 불편을 감수해 온 주민들의 일상을 바꾸는 일”이라며 “장애학생과 휠체어 이용자들이 보다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사업 추진 과정을 끝까지 챙기겠다”고 했다.
7toy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