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효과 점검…점도표 중간값 3.25%
물가·성장·금융불균형 모두 긴축 신호
신현송 “물가 확신 들때까지 긴축 유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2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다음달 올해 마지막 금통위에서 한 차례 더 올릴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앞서 7·8월 두 달 연속 ‘백투백’ 인상에 따른 속도 조절 이후 연내 금리를 한번 더 올려 물가 상방압력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긴축 기조가 한층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은이 이달 금리를 동결한 뒤 11월 연 3.25%로 올리고, 내년 1분기 최종금리 3.5%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씨티은행도 11월과 내년 2월 각각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8월 금통위 점도표 중간값은 연 3.25%였다. 금통위원 7명이 제시한 6개월 뒤 기준금리 전망의 중간값이 3.25%였던 만큼, 당시에도 내년 2월까지 한 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이 제기됐다.
물가 흐름은 여전히 불안하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로 한 달 만에 2%대로 낮아졌고, 근원물가 상승률도 3.4%에서 2.8%로 둔화했다. 다만 지난해 통신요금 할인에 따른 일시적 기저효과가 큰 영향을 미쳤다. 이지호 한은 부총재보는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기저효과가 소멸한 점을 고려하면 물가 오름세는 다소 확대됐다”며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근원 품목의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3% 내외의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동 지역 갈등 재점화에 국제유가가 다시 고공행진하는 점도 변수다. 9월 월평균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13.7달러로 전월(88.8달러)보다 28.1% 올랐다. 수입물가도 전월 대비 1.7% 상승하며 넉 달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한은은 앞으로 반도체 호황에 따른 소득 개선이 수요측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성장 여건 개선은 금리 인상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이다. 한은은 8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3.3%, 2.9%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3%로 높였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출 호조로 성장률이 전망치를 웃돌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1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성장률이 추가 상향되면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위축 우려는 줄어들 수 있다.
가계부채와 금융불균형도 한은의 경계 대상이다. 지난 13일 공개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9월 22일 회의에서는 연속 인상의 배경에 ‘금융불균형 누증 대응’도 있었다는 점을 명시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수도권 집값과 가계부채가 여전히 한은의 경계 대상이라는 의미다. 한국의 중장기 금융불균형을 가늠하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2024년 1분기(37.6) 이후 올해 2분기(46.5)까지 9분기 연속 상승하며 장기평균에 도달했다. 그만큼 한국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에 비해 가계신용 증가세가 가파른 상황이다.
반면 AI 투자 수익성 우려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과 1330원대까지 낮아진 원·달러 환율은 인상 필요성을 낮출 수 있다. 오는 27~28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도 11월 금통위의 변수다.
시장은 신현송 한은 총재의 메시지에도 주목하고 있다. 신 총재는 13일 국제통화기금·세계은행그룹 연차총회에서 “물가와 환율, 금융안정 측면의 요구가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며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때까지 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12일 국정감사에서도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의결문에 ‘추가 인상’ 문구가 유지될지,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 의견이 나올지가 관전 포인트다. 김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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