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지역 매입임대 6.3만호 자동말소

글로벌 금리·반도체 우려에 증시 조정

가상자산 과세 방향은 추가 의견 수렴

사우디·싱가포르와 국부펀드 협력 논의

영남권 메가프로젝트 부총리 직접 총괄

[헤럴드경제(방콕)=양영경 기자]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의 매입임대아파트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부문에 매각할 경우 양도소득세 추가 감면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변동성이 커진 증시에 대해서는 기초여건이 여전히 견조하다고 평가하면서도 필요시 시장안정 조치에 나설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및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태국 방콕을 방문 중인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6일(현지시간) 퀸시리낏 컨벤션센터(QSNCC)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제공]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및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태국 방콕을 방문 중인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6일(현지시간) 퀸시리낏 컨벤션센터(QSNCC)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제공]

이 부총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퀸시리낏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정대상지역 매입임대아파트를 공공부문에 매각하고 공공용도로 쓰게 된다면 추가적인 양도세 감면도 고민하고 있다”면서 “정확하게 공공부문이 어디인지까지는 좀 더 고민해 볼 부분이 있지만 LH가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앞서 조정대상지역 매입임대아파트를 원칙적으로 2027년 말까지 매각하는 경우에만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을 적용하고 이후 양도분부터는 해당 혜택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 부총리는 “주택임대사업자가 매입임대아파트를 팔려고 해도 수요가 있는지, 거래가 잘 안 된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거기 사는 세입자 입장에서는 전월세가 불안해진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공공부문 매각에 추가적인 세제 혜택을 부여해 거래를 활성화하고 해당 주택을 공공 용도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재경부에 따르면 조정대상지역 내 매입임대아파트의 2021~2026년 자동말소 물량은 약 6만3000호다. 이미 처분된 주택도 포함돼 있어 실제 정책 대상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향후 매입 조건과 사업모델 등에 따라 이 중 일부만 실제 매입 대상이 될 전망이다.

부동산 세제 개편안에 대해서는 다음 달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조세소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제시되는 의견을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이 부총리는 “합리적인 의견을 주면 충분히 검토할 생각이 있다”며 “소위 과정을 거쳐 정리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및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태국 방콕을 방문 중인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6일(현지시간) 퀸시리낏 컨벤션센터(QSNCC)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제공]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및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태국 방콕을 방문 중인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6일(현지시간) 퀸시리낏 컨벤션센터(QSNCC)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제공]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에 대해서는 글로벌 금리 상승 우려와 인공지능(AI)·반도체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문,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 등을 주요 조정 요인으로 꼽았다.

이 부총리는 “우리나라는 반도체 비중이 굉장히 높은 시장이라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고 본다”면서도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등을 감안하면 우리 경제와 증시의 기초여건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투자가 경제 성장세를 이끌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성장세가 소비 쪽으로도 전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는 반도체 외에 7대 시드(SEED), 한국형 녹색전환(K-GX), 서비스업 등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자본시장 체질 개선을 지속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국회에 제출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관련 방안과 내년도 예산에 반영된 우리아이자립펀드도 증시 여건을 강화할 정책으로 꼽았다.

이 부총리는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증권시장안정펀드 가동이나 공매도 일시 중지 등 대책을 시행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시장 상황을 항상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하면 우리가 갖고 있는 시장안정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어떤 조치를 할지는 상황에 맞춰 하는 것이고 미리 이야기하면 그 자체의 효과가 떨어질 수도 있다”면서 “시장 관리 차원에서 가장 적기에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가상자산 과세 문제와 관련해 “지금 계속 우리 라인에서 의견을 듣고 있다”며 “종합해 판단하기 위해 현재는 듣는 과정이라고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과세 유예 여부 등 구체적인 정책 방향은 제시하지 않았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중동 전쟁 장기화와 국제유가 변동성, 민생 부담 등을 고려해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앞으로도 호르무즈 통항이 어떻게 될지 등 중동전쟁 문제가 제일 관건”이라며 “아직 판단하려면 좀 더 지켜볼 여지가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부펀드 설립과 관련해서는 이미 국부펀드를 운영 중인 사우디아라비아·싱가포르와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우디와 싱가포르 재무장관을 만나 국부펀드 운영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고 법이 통과되면 같이 해보자고 해서 굉장히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국부펀드가 우리나라에 투자하고 싶어도 한국을 잘 알기 어려우니까 누군가 같이 앵커가 돼주기를 바란다”며 “나중에 우리 국부펀드가 해외로 나갈 때 같이 나갈 수도 있어서 서로 협력체계를 갖추기를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례 협의체 구성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필요하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부·재무부 차원에서 계속 대화하자는 데는 공감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부총리는 지역 산업 육성을 위한 3대 메가프로젝트 가운데 영남권 사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현재 영남권은 재경부가, 서남권과 충청권은 산업통상부가 총괄한다.

이 부총리는 “영남권 메가프로젝트 TF를 부총리 주재로 바꿔 계속 챙겨나갈 계획”이라며 “핵심 과제를 발굴하고 필요하면 조율하면서 관련 부분을 신속히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산업에 대해서도 현장 의견 수렴을 강화한다. 이 부총리는 “국회에서 의견을 더 수렴하겠다고 한 것은 가상자산뿐 아니라 전기차도 있다”며 “11월 초에 현장 방문을 가서 들을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올해 세제개편안에서 전기차를 국내생산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친환경차 개별소비세 감면 혜택도 종료하거나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한편 이 부총리는 지난 15~17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등에 참석하며 취임 후 첫 다자외교에 나섰다. 사흘간 다자회의 5건, 양자면담 19건, 외신 인터뷰 1건 등 총 25건의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