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서울 도심 마라톤 대회 도중 20대 러너가 결승선을 약 500m 앞두고 쓰러진 뒤 끝내 숨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 러너들이 고인을 추모하는 취지로 ‘애도런’ 인증샷을 공개하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한 러너가 “마음 깊이 애도한다”며 올린 ‘애도런 인증샷’이 확산하고 있다.
그는 “오늘 새벽 러너 유지원 님을 추모하며 내 위치에서 뛰었다”며 “러너와 부모의 마음을 느끼며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은 500m 우리가 마저 뛰겠습니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었다.
게시물에는 25km를 2시간 29분 동안 달린 기록을 보여주는 ‘인증샷’과 추모 이미지도 첨부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반응과 함께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한 누리꾼은 “기괴하다. 본인의 방식이니 존중하고 싶지만 굳이 새벽부터 달리고 SNS에 올리는 게 이상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들도 “SNS가 없었다면 안했을 것”, “혼자 조용히 애도하면 되는데 SNS에까지 올리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비판했다.
반면 러닝 커뮤니티 특유의 추모 문화로 이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해외에서도 고인이 생전에 즐기던 달리기를 함께하거나 추모런 행사를 여는 사례가 있다.
2022년 미국에서는 러닝 도중 살해된 엘리자 플레처를 기리기 위해 미국 전역의 러닝 커뮤니티가 그의 달리기를 이어 완주하는 추모 활동을 벌였다. 영국 맨체스터의 와이선쇼 커뮤니티 러닝도 2023년 세상을 떠난 동료 마이크 던을 기리며 추모 달리기를 열었고, 이후 기념 10㎞ 대회도 개최했다.
한 러너는 “이해 못하실 수도 있지만, 러너는 러너의 방식으로 애도하고 추모한다”는 의견을 적었다. 다만 SNS에 인증샷을 게시하는 방식까지 일반적인 추모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지난 11일 서울에서 열린 ‘2026 서울레이스’ 하프코스에 출전했던 20대 여성이 결승선을 약 500m 앞둔 서울 종각역 인근 청계천로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해당 참가자는 현장 응급조치 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이후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에 재학 중인 러닝 인플루언서 유지원씨로 밝혀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조직위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갑작스러운 슬픔을 마주하신 유가족께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며 “조직위원회는 관련사항을 면밀히 살피고, 필요한 후속 조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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