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의혹 결론 미뤄져…계파 갈등 불씨 여전
조작기소 특검 연내 처리론에 지도부 결단 주목
조희대 탄핵 논의 수면 위 “모든 방법 놓고 논의”
차기 총선 ‘정부 견제론’ 우세…47% vs 34%
[헤럴드경제=윤채영 기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정감사 이후 산적한 정치 현안을 놓고 본격적인 해법 찾기에 나설 전망이다. 신천지 교인들의 집단 당원 가입 의혹부터 조작기소 특별검사법,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문제까지 당 안팎의 쟁점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여기에 당 지지율 부진과 계파 갈등까지 겹치면서 김 대표의 정치적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국감 기간 논의가 미뤄졌던 주요 정치 현안들을 국감 이후 본격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개별 사안마다 당내 의견이 엇갈리거나 정치적 파장이 적지 않은 만큼, 지도부가 처리 시점과 대응 수위를 어떻게 조율할지가 관건이다.
우선 신천지 교인들의 집단 당원 가입 의혹은 김 대표가 풀어야 할 난제다. 의혹의 실체를 조속히 규명하고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데에는 친청(친정청래)계든 친명(친이재명)계든 동일하지만, 조사 과정과 결과 공개 범위 등을 놓고는 이견이 있다.
최근 당 지도부는 신천지 개입 정황 발표에 대해 더 숙고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신천지 교인들의 집단 가입 정황 증언이 확보됐다고 밝혔다. 다만 조사 결과에 따라 당내 책임론이나 후속 조치 요구가 불거질 수 있는 만큼, 우선 말을 아낀 것으로 풀이된다.
조작기소 특검법도 국감 이후 여당이 추진할 주요 입법 과제로 꼽힌다. 민주당은 검찰의 과거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조작기소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당내에서는 국감 이후 특검 추진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전용기 최고위원은 연신 특검법 처리를 촉구하며 지도부의 결단을 압박하고 있다. 전 최고위원은 지난 15일 YTN 라디오에서 “조작기소 특검은 충분히 지지층의 지지율을 견인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오는 28일 조작기소 보고회를 국회에서 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작기소 사례를 발표하는 형태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런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조작기소 특검을 도입해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게 검찰개혁의 완성이다’라고 하는 내용들을 국민께 상세히 설명드릴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조작기소 특검의 연내 처리 필요성에 공감하는 기류가 어느정도 형성돼 있다. 이에 12월 예산안 처리 전후가 입법 추진의 주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예산안 처리 직후 바로 특검법을 처리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문제도 국감 이후 정치권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김 대표는 전날 유튜브 방송 ‘민티07’ 전화 인터뷰에서 “이미 탄핵에 대한 광범위한 요구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모든 사안과 방법, 경로를 올려놓고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시점까지는 탄핵의 ‘ㅌ’자도 내지 않고 국민들께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그렇게 진행해 왔다”며 “이제는 사퇴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를 종합적으로 정리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 지도부가 그간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 온 탄핵 문제를 본격적인 논의 대상으로 올려놓은 셈이다.
이처럼 굵직한 정치 현안이 한꺼번에 몰린 상황에서 당 지지율 부진도 김 대표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전당대회 당시 “취임 100일 이내 당 지지율을 10%포인트(p)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지만, 아직 뚜렷한 반등 흐름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하락세를 멈추고 안정적으로 가기 위한 변화의 과정에 있다”며 “한두 달 정도 지난 시점이면 새로운 체제의 민주당이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지를 정리해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지난 16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10월 셋째 주(13~15일) 조사에서는 차기 총선 결과에 대한 기대에서 ‘정부 견제론’이 ‘정부 지원론’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2028년 4월 치러질 제23대 국회의원선거에서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47%로,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34%)보다 13%포인트(p) 높았다.
특히 서울에서는 정부 지원론이 30%, 견제론이 55%로 25%p 격차를 보였다. 인천·경기에서도 지원론 31%, 견제론 52%로 견제론이 우세했다. 중도층에서도 정부 견제론(44%)이 지원론(36%)보다 높았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정당 지지도에서는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우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차기 총선 결과에 대한 기대에서는 반대 양상이 나타난 셈이다. 다만 총선까지 1년 7개월가량 남아 있는 만큼 현재 조사 결과를 실제 선거 결과와 연결하기는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만일 내년에 서울시장 선거를 치르게 된다면, 총선을 코앞에 둔 선거여서 전국적으로, 조직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며 “아직 예단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0.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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