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간 제주 화산암반 거쳐 탄생한 삼다수
내년 7월 스마트팩토리 L6 라인 본격 가동
민간 출신 김도영 제주개발공사 신임 사장
“1위 사업자로서 국가물산업 발전에 기여”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제주공항에서 한라산 동쪽 산간을 향해 차로 달린 지 약 40분, 크고 작게 솟아난 오름을 지나 드넓은 부지가 펼쳐졌다. 1998년 2월 출시 이후 생수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지키고 있는 제주삼다수의 생산 공장이다.
공장이 위치한 조천읍 교래리는 연평균 강수량이 3000㎜에 달해 국내뿐 아니라 제주에서도 손꼽히는 다우지역이다. 이곳에 내린 빗물의 43.5%는 한라산 화산활동을 통해 만들어진 시루떡 모양의 지층 사이로 스며든다. ‘천연 필터’인 한라산 화산송이를 거친 빗물은 비로소 화산암반수가 된다.
제주개발공사는 땅속 420m 지점에 모인 화산암반수를 취수해 삼다수로 생산한다. 한라산 위로 떨어진 빗물이 삼다수가 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무려 31년이다. 단순 여과, UV 살균, 포장 외에 어떠한 첨가 공정도 거치지 않는다.
지난 14일 방문한 삼다수 공장은 스마트팩토리(L6) 공사가 한창이었다. 총 1529억원을 투입한 L6 라인은 내년 7월 정식 가동된다. 삼다수 공장은 현재 무인 자동화 시스템으로 초당 21병, 분당 1270병, 시간당 7만6000병을 생산한다. L6 라인이 가동되면 연간 생산량은 약 1.5배 늘어난 연간 150만톤에 달하게 된다. 제주개발공사는 L6 라인 가동 이후 노후 설비 생산량을 줄이는 등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할 방침이다.
삼다수가 앞둔 변화는 이뿐만이 아니다. 국내 먹는샘물 시장의 무라벨 의무화를 틈타 경쟁사의 공세도 한층 거세졌다. 김도영 제주개발공사 신임 사장은 이날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제 임기 동안 미션은 시장 지배력을 다시 복원하는 것”이라며 “온라인과 해외 수출시장에서 우리나라 대표 물 기업으로서 위상에 맞는 영업을 보여드리려 한다”고 말했다.
1970년생인 김 사장은 제주 출신의 경영인이다.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GS건설 상무에 이르기까지 민간기업에서 영업·유통, 신사업, 경영관리 직무를 두루 거쳤다. 지난 9월 그가 밝힌 취임 일성은 ‘제2의 창업’이다. 온라인 유통 강화와 해외시장 진출 본격화, 기업간거래(B2B) 확대 등을 통한 시장 점유율 확대가 핵심이다.
김 사장은 “가장 중점적인 생각은 유통 부문에서의 경쟁력 강화”라며 “내부적으로 보유한 제주삼다수몰 등을 통해 온라인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유통 파트너인 광동제약과의 스킨십도 강화한다. 그는 “저를 포함해 양사가 하이레벨의 소통을 자주 할 예정”이라며 “민간의 전문성과 혁신, 속도를 활용하면서 공사와 보조를 맞춰 협업하는 방향으로 가져가겠다”고 했다.
해외시장에서는 제주 화산암반수의 청정성과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삼다수보다 ‘제주’가 더 전면에 나갈 수 있도록 수출 전용 상품을 개발해 적극적으로 수출시장에 대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특히 16개 삼다수 수출국가 중 핵심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핵심 시장으로는 중국과 미국, 아랍에미리트(UAE) 등 6개국을 꼽았다. 중국 시장은 지난 5월 현지 온라인 플랫폼 징둥닷컴과 손잡고 진출한 상태다. 김 사장은 “약 1만톤 수준인 연간 수출 물량을 3년 내 10만톤까지 확대하는 것을 도전적인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며 “제주와 한국이 가진 ‘K-프리미엄’을 활용한다면 일정 부분 소비자에 대한 소구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사의 유사품 전략이나 가격 출혈경쟁 대응에는 선을 그었다. 김 사장은 “업계 1위 사업자로서 가격 경쟁에 뛰어들 생각은 전혀 없다”며 “1위 사업자는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고민하고 혁신을 만들어가야 하며, 그것이 1위 사업자의 역할”이라고 했다. 탄산수나 혼합음료 등 신규 음료시장 진출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삼다수의 전략 변화에는 최근 몇 년간 이어진 매출 하락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삼다수의 시장점유율은 2023년 40.3%에서 2024년 38.3%로 떨어진 이후 40%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연 매출이 2960억원까지 하락하며 3000억원 선이 무너졌다. 여기에 올해 1월부터 국내산 먹는샘물에 무라벨 의무화가 적용되면서 우려가 짙어졌다.
김 사장은 무라벨 정책에 대한 고민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현행상 수입 생수는 라벨을 부착할 수 있다. 그는 “수입은 예외적으로 라벨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고객 시인성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무라벨 정책은 친환경 차원에서 추진되는 국가 정책인 만큼 역행할 수는 없다. 다만 동일한 시장에서 경쟁하는 제품에는 동일한 기준이 적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부처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전달하고, 공정한 경쟁 환경이 마련될 수 있도록 대관 활동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제주개발공사의 인재 개발 기능도 개선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직원들이 만족하며 다니고 싶고,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고 느끼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또 “직원들에게 정말 열심히 일하는 사장이었다는 말을 듣고 싶다”며 “물 산업의 선두주자로서 수출 등을 통해 국가 물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회사가 되는 데 일조했다고 평가받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라고 했다.
soho0902@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