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테슬라가 지난해부터 예고해온 날아다니는 스포츠카 신형 ‘로드스터’를 선보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테슬라는 1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맥그레거에 있는 스페이스X 시험장에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와 프란츠 홀츠하우젠 수석 디자이너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가스 추진기가 달린 2인승 차량 로드스터를 시연했다.
머스크는 시연 전에 “성공이 보장된 것은 아니지만 재미는 100% 보장한다”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이날 시연은 실수나 실패 없이 완벽하게 성공했다.
로드스터 차량은 시연에서 롤러코스터와 유사하게 하늘로 솟은 원형 트랙을 절반쯤 올라간 뒤 뒤집힌 상태에서 추진기를 이용해 안정적으로 지상에 착륙했다.
이어진 시연에서는 대형 트럭을 포함한 자동차 다섯 대가 늘어선 곳을 향해 돌진하다가 가스를 내뿜으며 도약해 이들 차량을 뛰어넘어 착지하는 묘기를 보였다.
머스크는 “우리는 저걸 ‘킥플립’이라고 부른다”며 “날아다니는 자동차는 현실이다”라고 선언했다.
그는 “(팔란티어 창업자인) 친구 피터 틸이 ‘예전에는 미래가 되면 나는 자동차가 나올 거라고들 했는데 우리가 얻은 것은 (사회관계망서비스 X의) 140자뿐’이라고 한 적이 있다”며 “이젠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로드스터에 대해 머스크는 “이 차에는 자세 제어용 추진기와 후방 메인 추진기가 있어서 로켓처럼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영화에서도 본 적 없는, 제임스 본드 자동차보다 뛰어난 것을 만들기 위해 테슬라와 스페이스X 엔지니어들이 긴밀히 협력했다”고 말했다.
또 차량을 공중에 거꾸로 매달 수 있을 정도로 높은 흡입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에 땅에 강하게 밀착한 채로 물리 법칙을 무시하는 것처럼 코너링을 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이 차는 정말 흡입력이 좋다는 것”(I mean, this car really sucks)이라고 비속어를 섞어 농담하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기능이 있는 로드스터가 모든 도로에서 합법적으로 달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로드스터 차량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약 시속 97㎞)까지 도달하는 ‘제로백’ 시험에서 0.81초를 기록해 과거 머스크 CEO가 제시했던 1초 미만의 목표를 달성했다.
최고 속도는 시속 230마일(약 시속 370㎞) 이상으로, 향후 음속의 절반인 ‘마하 0.5’ 이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머스크는 내다봤다.
테슬라는 이 차 뒷부분에서 경주용 차량처럼 날개(스포일러)를 들어 올려 고속주행에 적합한 형태로 변신하는 모습도 선보였다.
이날 로드스터 시연은 안전을 고려해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은 채 자율주행으로 진행했지만, 실제 로드스터 제품은 사람이 운전하는 차로 출시된다. 머스크는 “장기적으로 이 차가 테슬라가 만드는 유일한 수동 운전 차량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머스크는 로드스터가 2028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로드스터 시연은 관객이 없는 상태에서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현장에는 테슬라가 초청한 관객들도 자리했다.
머스크는 “이 시연이 인공지능(AI)이나 슈퍼지능(SI)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려면 관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머스크가 ‘연내에 할 것’이라고 예고했던 로드스터 시연은 여러 차례 날짜를 미룬 끝에 이날 이뤄졌다.
원래 로드스터는 테슬라가 2008년 처음으로 시판한 제품이자 세계 최초의 전기 스포츠카 이름으로, 머스크 CEO가 여러 차례 애정을 드러낸 대상이다.
2018년 스페이스X 로켓을 발사할 당시 자신이 직접 몰았던 로드스터를 우주로 실어 보내기도 했다. 이 차량은 현재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있다.
다만 머스크 CEO는 ‘플라잉카’로 개발한 새 로드스터의 시판 일정이 무기한 늦어진 데 대한 비판도 피하지 못하고 있다.
테슬라는 신형 로드스터를 2017년 처음 공개하고 예약금을 5만 달러로 책정해 주문을 받았으나, 9년이 지난 지금껏 시판되지 않고 있다.
‘앙숙’ 관계인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지난해 11월 머스크 CEO와 설전하던 중 2018년 로드스터의 구매 예약 이메일을 공개하며 “7.5년은 기다리기엔 너무 긴 시간”이라고 조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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