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의원, 국세청 제출 자료 분석

예비 시아버지 법인세·주주명부 조회

연예인 개인정보 무단 열람한 사례도

# 결혼을 앞둔 국세청 직원 A씨는 예비 시아버지의 재산이 궁금하다는 이유로 세무정보를 몰래 들여다봤다. 예비 시아버지가 운영하는 주식회사의 법인세 신고 금액과 주주명부까지 조회했다. A씨는 조회 목적을 허위로 기재하는 등 사적 조회 사실 은폐까지 시도했다.

국세청 직원들이 결혼 상대방의 부모를 비롯해 부동산 계약 상대방이나 연예인 등의 개인정보를 사적으로 조회하다 최근 5년간 17건의 징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세청은 방지 탐지체계를 개발했지만 아직 적용하지 않고 있다.

15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 9월까지 국세청 직원의 전자정보 사적 조회로 인한 징계는 총 17건에 달했다. 견책 14건, 감봉 3건이었다.

징계 사유로는 부동산 계약 상대방 정보 조회와 혼인 전 예비배우자 관련 정보 조회가 각각 6건으로 가장 많았다. 예비배우자 관련 조회로 징계받은 6명 중 4명은 견책, 2명은 감봉 처분을 받았다. 연예인 등의 정보를 조회한 사례는 3건이었다.

이 같은 행위는 감사원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감사원은 2024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국세청 직원 843명을 대상으로 2023~2024년 전자정보 조회기록을 점검했다. 그 결과 82명이 본인의 혼인 전 친인척 정보를, 307명이 동료 직원의 혼인 전 친인척 정보를 조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 목적이 의심되는 사례를 추가 조사한 결과 8명이 정당한 사유를 소명하지 못해 징계 대상에 올랐다.

개인정보 사적 조회가 반복되지만 사전에 걸러낼 통제체계 적용은 지연되는 형편이다. 국세청은 감사원 지적에 따라 올해 5월 혼인 전 부정조회 탐지 산출식을 개발했다. 그러나 실제 점검 여부에 대해서는 “연내 실시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국세청은 납세자의 소득과 재산, 금융거래 관련 과세자료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업무상 정보 접근 권한을 가진 직원이 사적으로 이용할 경우 납세자 개인정보 보호는 물론 조세행정 신뢰까지 훼손될 수밖에 없다.

이 의원은 “국민이 세금을 성실하게 신고하기 위해 제공한 정보가 공무원의 사적 호기심 충족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며 “국세청은 부정조회 탐지체계를 즉각 가동하고 업무 목적 없는 조회에 대한 자동경보, 정기적인 접근기록 감사 등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세청 관계자는 “올해 5월 혼인 전 부정조회 적발을 위한 산출식을 개발했다”며 “연내 혼인 전 부정조회 혐의 조회기록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고 확인된 직원은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 조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윤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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