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비둘기 광고 촬영 27억대 법정 공방
넷플릭스 다큐 공개…엣 영광과 범죄 재조명
“역대 최고는 알리”…메이웨더와 대결 의지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60·미국)은 환갑에도 바쁜 몸이다. 링을 떠난 뒤에도 각종 화제를 몰고 다닌다. 거대한 비둘기 캐릭터가 등장하는 광고 촬영을 둘러싸고 거액의 소송에 휘말렸고, 자신의 인생을 다룬 다큐멘터리도 공개됐다. 최근에는 무하마드 알리를 역대 최고 복서로 꼽는가 하면, 또 다른 복싱 전설 플로이드 메이웨더(49·미국)와의 대결 의지도 재확인했다.
27억원짜리 비둘기 소동
영국 인디펜던트와 토크스포츠 등은 16일(한국시간) 타이슨이 온라인 도박업체 운영사 메디어와 150만 파운드(약 27억원) 규모의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메디어는 타이슨과 그의 홍보회사 타이래닉이 2024년 1월 체결한 후원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영국 런던 고등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쟁점 중 하나는 거대한 비둘기 분장을 한 출연자가 등장하는 홍보영상이다. 업체 측은 타이슨이 비둘기 캐릭터와 대화를 나누고 복싱을 가르치는 형식의 영상 촬영에 참여하기로 했으나 이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당초 기획에는 타이슨이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고, 과거 라이벌 에반더 홀리필드의 얼굴이 붙은 마네킹을 이용해 복싱을 가르치는 장면도 포함됐다.
업체 측은 타이슨이 예정된 온라인 행사에 참여하지 않고, 2024년 7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릴 예정이던 스포츠베팅 관련 행사에도 불참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해 제이크 폴과의 복싱 경기를 준비하면서 기존 광고 계약에 관심을 잃었다는 것이다.
반면 타이슨 측은 계약 위반을 부인했다. 비둘기 캐릭터가 등장하는 영상은 당초 합의한 계약 범위를 벗어난 요구였으며, 오히려 업체 측이 먼저 계약을 위반했다는 입장이다.
계약상 홍보 대가는 총 200만 달러였으며, 양측이 결별하기 전 타이슨 측에 지급된 금액은 약 19만 달러로 알려졌다. 법적 책임 여부는 아직 결론 나지 않았다.
타이슨은 어린 시절부터 비둘기를 각별히 좋아한 것으로 유명하다. 아끼던 비둘기가 죽임을 당한 일을 계기로 처음 싸움을 벌였다는 일화도 있다. 비둘기에 남다른 애정을 지닌 그가 비둘기 캐릭터와의 촬영 문제로 법정 다툼을 벌이게 된 셈이다.
다큐에 담긴 빛과 그림자
타이슨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다룬 넷플릭스 4부작 다큐멘터리 ‘타이슨’도 지난 13일 공개됐다.
작품은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한 타이슨이 세계 최연소 헤비급 챔피언으로 올라서는 과정과 이후의 몰락, 재기 등을 조명한다.
타이슨은 1986년 20세의 나이로 트레버 버빅을 꺾고 세계복싱평의회(WBC) 헤비급 챔피언에 올랐다. 압도적인 펀치력으로 세계 복싱계를 지배했지만, 링 밖에서는 여러 사건과 논란에 휘말렸다.
1992년 강간죄 유죄 판결과 수감 생활, 1997년 에반더 홀리필드와의 경기에서 귀를 물어뜯어 실격당한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다큐멘터리에 대한 비판적인 평가도 나왔다. 영국 가디언은 타이슨의 삶을 생생하게 조명하면서도 성폭력 범죄와 피해자 문제를 다루는 방식이 지나치게 타이슨 자신의 시각에 의존한다고 지적했다.
타이슨 위에 알리 있다
타이슨은 최근 자신의 복싱 인생을 돌아보며 역대 최고 선수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지난 8일 공개된 ‘피어스 모건 언센서드’와 인터뷰에서 타이슨은 자신을 복싱 역사상 가장 영광스러운 선수라고 표현하면서도, 역대 최고 복서로는 무하마드 알리를 꼽았다.
전성기의 자신과 알리가 맞붙었다면 누가 이겼겠느냐는 질문에도 알리의 손을 들어줬다. 타이슨은 알리가 괴물 같은 상대를 다루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며, 자신과 맞붙었더라도 알리가 승리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역 시절 상대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핵주먹’이지만, 복싱 역사상 최고 선수에 대한 평가에서는 자신의 우상이었던 알리를 앞세운 것이다.
타이슨의 알리 예찬은 오랜 세월 한결같았다. 1989년 8월 미국 ‘아르세니오 홀 쇼’에 알리와 함께 출연했을 때도 당시 23세였던 타이슨은 자신도 위대한 선수라는 사실을 알지만, 알리 앞에서는 모두가 고개를 숙여야 한다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알리 역시 타이슨이 자신보다 뛰어난 복서라고 화답해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끝나지 않은 링의 유혹
환갑에도 타이슨의 승부욕은 식지 않았다. 그는 지난 8일 공개된 ‘피어스 모건 언센서드’ 인터뷰에서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49·미국)와 대결하고 싶다는 뜻도 재확인했다.
두 선수의 시범경기는 당초 올해 4월 25일 콩고민주공화국에서 개최하는 방안이 추진됐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이후 경기 개최와 관련한 계약 분쟁이 미국 법원으로 이어졌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타이슨은 올해 3월 손 골절상을 입었고, 이 때문에 5월 예정됐던 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다. 이후 9월 개최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실제 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타이슨은 최근 인터뷰에서도 메이웨더와의 대결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다만 새로운 경기 일정이나 개최 장소는 확정되지 않았다.
메이웨더는 프로 통산 50전 전승을 기록한 복싱 스타다. 타이슨은 2024년 11월 유튜버 출신 복서 제이크 폴과의 경기에서 판정패한 바 있다.
1980년대 세계 헤비급을 호령했던 타이슨은 어느덧 60세가 됐다. 하지만 법정 공방과 다큐멘터리, 과거의 라이벌과 새로운 대결 가능성까지 화제를 낳으며 여전히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다.
yjc@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