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관 19.7% 늘 때 진행 사건 59.5% 증가

중노위 부당해고 처리 사건 82.7%는 151일 이상 걸려

이헌승 “조사관 증원·장기 미처리 사건 별도 관리해야”

중앙노동위원회 [사진=김용훈 기자]
중앙노동위원회 [사진=김용훈 기자]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전국 노동위원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사건이 올해 들어 8개월 만에 6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부당해고 재심 사건의 평균 처리기간은 165일로 지난해보다 50일 길어졌다. 사건을 조사하는 인력 증가가 적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노동자와 사용자의 권리구제가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이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노동위원회에서 진행 중인 사건은 지난해 말 4094건에서 올해 8월 말 6528건으로 2434건(59.5%) 증가했다.

진행 중인 사건 대부분은 부당해고 등 구제사건이었다. 지난해 말 3749건에서 올해 8월 말 5992건으로 2243건(59.8%) 늘었다. 전체 진행 사건 증가분 2434건 가운데 부당해고 등 사건이 차지하는 비중은 92.2%에 달했다.

같은 기간 부당노동행위 사건은 170건에서 225건으로, 복수노조 사건은 80건에서 204건으로 증가했다. 조정 사건은 46건에서 52건으로, 차별시정 사건은 49건에서 55건으로 각각 늘었다.

사건 적체와 함께 처리기간도 길어졌다. 재심을 담당하는 중노위의 부당해고 사건 평균 처리기간은 지난해 115일에서 올해 8월 기준 165일로 50일 늘었다. 부당노동행위 사건도 117일에서 155일로 38일 길어졌다.

특히 중노위가 올해 8월까지 처리한 부당해고 사건 1474건 가운데 1219건(82.7%)은 처리에 151일 이상 걸렸다. 지난해에는 전체 처리 사건 1937건 중 237건(12.2%)이 151일 이상 소요됐지만, 올해는 그 비중이 70.5%포인트 높아졌다.

부당노동행위 사건도 마찬가지였다. 중노위가 올해 8월까지 처리한 82건 가운데 63건이 151일 이상 걸렸다. 지난해에는 전체 174건 중 27건이었다.

초심을 맡는 지방노동위원회 역시 처리 속도가 느려졌다. 부당해고 사건 평균 처리기간은 지난해 45일에서 올해 8월 기준 55일로 늘었다. 부당노동행위 사건은 61일에서 65일로 길어졌다.

반면 조사인력 증가는 사건 증가세에 미치지 못했다. 전국 노동위원회 조사관 현원은 지난해 말 290명에서 올해 8월 말 347명으로 57명(19.7%) 늘었다. 같은 기간 진행 중인 사건 증가율인 59.5%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이 인원은 부서장 이상 관리자를 제외하고 실무적으로 조정·심판 사건을 처리하는 조사관을 집계한 수치다.

조사관 증원 요구도 일부만 반영됐다. 중노위는 2022년 심판사건 조사관 40명, 2024년 42명의 증원을 각각 요구했지만 모두 반영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정기직제에서 심판사건 조사관 등 55명 증원을 요구해 6명이 늘었고, 수시직제에서는 개정 노동조합법 대응을 위해 102명을 요구했으나 50명 증원에 그쳤다.

올해 정기직제로 요구한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조사관 11명 증원도 반영되지 않았다. 내년에는 심판사건 조사관 100명 증원을 요구했지만, 현재 47명 증원안이 국회 예산심의 중이다.

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 등 노사분쟁을 해결하고 권리를 구제하는 기관이다. 사건 처리가 늦어질수록 분쟁 당사자가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도 길어져 신속한 권리구제라는 제도 취지가 약해질 수 있다.

이 의원은 “노동위원회 사건이 급증하고 있지만 조사관 증원은 이를 따라가지 못해 사건 처리 지연이 심화되고 있다”며 “관계부처와 협의해 조사관 증원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장기 미처리 사건을 별도로 관리해 근로자와 사용자 모두 제때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fact051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