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의원, 국세청 제출 자료 분석

예비 시아버지 법인세·주주명부 등 조회

연예인 개인정보 무단 열람도 4건 달해

부정조회 탐지체계 개발하고도 적용 지연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 마련해야”

국세청 직원들이 결혼 상대방의 부모를 비롯해 부동산 계약 상대방이나 연예인 등의 개인정보를 사적으로 조회하다 최근 5년간 17건의 징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AI 생성이미지
국세청 직원들이 결혼 상대방의 부모를 비롯해 부동산 계약 상대방이나 연예인 등의 개인정보를 사적으로 조회하다 최근 5년간 17건의 징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AI 생성이미지

[헤럴드경제=윤채영 기자] #. 결혼을 앞둔 국세청 직원 A씨는 예비 시아버지의 재산이 궁금하다는 이유로 세무정보를 몰래 들여다봤다. 예비 시아버지가 운영하는 주식회사의 법인세 신고 금액과 주주명부까지 조회한 것이다. 이 직원은 조회 목적을 허위로 기재하는 등 사적 조회 사실을 은폐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국세청 직원들이 결혼 상대방의 부모를 비롯해 부동산 계약 상대방이나 연예인 등의 개인정보를 사적으로 조회하다 최근 5년간 17건의 징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세청은 이를 방지하기 위한 탐지체계를 개발했지만, 실제 점검에는 아직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 9월까지 국세청 직원의 전자정보 사적 조회로 인한 징계는 총 17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견책이 14건, 감봉이 3건이었다.

징계 사유를 보면 부동산 계약 상대방의 정보를 조회한 사례가 7건으로 가장 많았다. 연예인 등의 정보를 조회한 사례는 4건이었다.

올해에만 특히 혼인 전 예비배우자 관련 정보를 조회한 사례로만 6건의 징계가 이뤄졌다. 특히 예비배우자 관련 조회로 징계받은 6명 중 4명은 견책, 2명은 감봉 처분을 받았다.

이 같은 사적 조회 행위는 감사원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감사원은 2024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국세청 직원 843명을 대상으로 2023~2024년 전자정보 조회기록을 점검했다. 그 결과 82명이 본인의 혼인 전 친인척 정보를, 307명이 동료 직원의 혼인 전 친인척 정보를 조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업무 목적이 의심되는 사례를 추가 조사한 결과 8명이 정당한 조회 사유를 소명하지 못해 징계 대상에 올랐다. 이 중 6명은 견책 4건, 감봉 2건의 처분을 받았으며, 이는 앞서 집계된 올해 징계 6건에 포함된다. 나머지 2명에 대해서는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다.

문제는 개인정보 사적 조회가 반복되고 있지만 이를 사전에 걸러낼 통제체계의 적용은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세청은 감사원 지적에 따라 올해 5월 혼인 전 부정조회를 탐지하기 위한 산출식을 개발했다. 그러나 실제 점검 여부에 대해서는 “연내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라는 입장만 밝힌 상태다.

국세청은 납세자의 소득과 재산, 금융거래 관련 과세자료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업무상 정보 접근 권한을 가진 직원이 이를 사적으로 이용할 경우 납세자의 개인정보 보호는 물론 조세행정 전반에 대한 신뢰까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의원은 “부정조회 위험이 확인된 상황에서 시스템 개발 이후 실제 적용까지 상당한 시차가 발생하는 것은 국세청의 개인정보 보호 의지에 의문을 갖게 한다”며 “개발 완료 이후 실제 가동 여부와 점검 실적, 후속 조치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이 세금을 성실하게 신고하기 위해 제공한 정보가 공무원의 사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며 “국세청은 부정조회 탐지체계를 즉각 가동하고 업무 목적 없는 조회에 대한 자동경보, 정기적인 접근기록 감사 등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hank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