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산림·학계·산업계 전문가 참여…15일 세종서 출범식

김승룡 전 소방청장 “현장 중심 대응체계·민관 협력 강화해야”

산불 대응 교육·정책연구·첨단장비 실증 추진…2027년 지역 조직 확대

황정석 한국도심산불대응협회 회장이 15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협회 출범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한국도심산불대응협회 제공]
황정석 한국도심산불대응협회 회장이 15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협회 출범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한국도심산불대응협회 제공]

[헤럴드경제=김선국 기자] 대형산불이 산림을 넘어 마을과 도시, 국가 주요 시설까지 위협하는 복합재난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현장 중심의 산불 대응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전문단체가 출범했다. 산불 진화에 그치지 않고 주민 대피와 주거지 보호, 첨단기술을 활용한 대응체계 개선까지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사단법인 한국도심산불대응협회는 15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출범식과 창립 심포지엄을 열고 도심산불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활동에 나섰다. 협회는 소방·산림 분야 현장 전문가와 학계, 산업계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민간 전문단체로, 지난 7월 소방청의 설립 허가를 받았다.

황정석 한국도심산불대응협회 회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경험과 전문성을 모아 산불 대응체계를 개선하고, 국민의 생명과 삶의 터전을 지키는 것이 협회가 지향하는 목표”라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산불 대응체계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는 데 협회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놨다. 특히 지난달 17일 산불 진압을 소방지원활동이 아닌 소방 본연의 활동으로 규정하는 취지의 소방기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점에 주목했다.

그는 “이러한 변화가 현장의 대응력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우리 협회도 책임을 다하겠다”며 “소방청의 도심산불 정책을 전문적인 연구와 정책 제안으로 뒷받침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넓혀 제도적·사회적 기반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현장에서 작동하는 대안을 마련하겠다”며 “축적된 경험을 연구로 잇고, 연구의 성과를 교육과 훈련, 현장의 실천으로 연결하겠다”고 덧붙였다.

황정석 한국도심산불대응협회 회장이 15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협회 출범식 및 심포지엄에서 협회의 출범 배경과 향후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김선국 기자]
황정석 한국도심산불대응협회 회장이 15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협회 출범식 및 심포지엄에서 협회의 출범 배경과 향후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김선국 기자]

황 회장은 협회 출범경과보고와 비전 선포를 통해 산불 대응의 목표를 산림 보호에서 주민의 생명과 생활권 보호로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3년 포항 도심산불과 2019년 강원 동해안 산불, 2022년 울진·삼척 산불, 지난해 경북 대형산불 등을 거치며 산불이 국가 차원의 복합재난으로 변화했다는 문제의식에서다.

황 회장은 지난 15년간 전국 650여 곳의 산불 현장을 조사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대응체계의 한계를 지적했다. 산림과 도심의 경계에서 불길이 확산하는 경로를 예측하고, 주민을 신속히 대피시키며, 주택과 주요 시설을 방어하는 전문적인 대응전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협회는 이를 위해 교육·훈련, 연구·정책·기술, 지역·기관 협력을 3대 사업 축으로 설정했다. 소방대원과 의용소방대, 주민, 지방자치단체 등을 대상으로 7개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전문강사 30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산불 현장조사 자료를 활용한 정책연구와 대응체계 진단도 추진한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드론을 활용해 산불 위험지역을 조사하고, 인공지능(AI) 기반 탐지기술과 한국형 진화장비의 현장 적용 가능성을 검토한다. 내년에는 전국 8개 시·도지회 구축을 통해 지역 밀착형 대응 네트워크도 확대할 방침이다.

김승룡 제7대 소방청장이 15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도심산불대응협회 출범식에서 현장 축사를 하고 있다. [김선국 기자]
김승룡 제7대 소방청장이 15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도심산불대응협회 출범식에서 현장 축사를 하고 있다. [김선국 기자]

이날 축사에 나선 김승룡 제7대 소방청장은 대형산불의 복합재난화에 대응하려면 현장 중심의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청장은 “산림과 도시가 맞닿은 곳에서 불길은 주거지와 산업시설, 국가기반시설까지 위협한다”며 “예방과 감시부터 진압, 주민 대피에 이르기까지 관계기관이 현장에서 함께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방의 주도적 역할을 바탕으로 산림 분야와 지방정부, 국방, 학계, 민간 기업의 전문성을 연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첨단 과학기술과 현장 경험을 결합한 진압장비 개발, 대응전술 실증, 전문교육 확대도 협회의 주요 역할로 제시했다.

김 전 청장은 “협회가 현장의 경험을 제도와 기술의 발전으로 잇는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마을과 도시를 지키는 든든한 방패가 되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은 영상 축사를 통해 소방기본법 개정의 의미를 강조했다. 차 의원은 산불 진압을 소방활동으로 규정하는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인물이다.

차 의원은 “산불 앞에서 소방은 이제 ‘돕는 사람’이 아니라 ‘책임지는 주체’”라며 산불 대응 연구의 과학화와 현장 경험의 정책·기술 전환, 관계기관 간 협력을 당부했다.

최용철 소방청장도 서면 축사에서 도심형 대형산불에 특화된 대응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 청장은 협회가 추진하는 위험요인 분석과 법·제도 개선, 전문교육, 드론·AI 활용 장비 실증 등에 대해 소방청 차원의 소통과 지원 의사를 전했다.

출범식에 이어 열린 심포지엄에서는 산불의 대형화에 따른 진화체계 개선과 기후위기 시대 도심산불의 특성, AI·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복합재난 대응, 산불진화 드론의 운영상 문제점과 활용방안 등이 논의됐다.

박성열 경일대 교수는 산불 대형화에 따른 소방 진화체계 개선 방향을, 김경남 강원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강원지역 사례를 중심으로 도심산불의 특성을 발표했다. 정상 중앙대 교수와 이병석 순천향대 교수도 각각 첨단기술을 활용한 재난 대응과 산불진화 드론의 활용방안을 제시했다.

성제훈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이 15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도심산불대응협회 출범식에 참석했다. 성 원장은 협회 고문을 맡고 있다. [한국도심산불대응협회 제공]
성제훈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이 15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도심산불대응협회 출범식에 참석했다. 성 원장은 협회 고문을 맡고 있다. [한국도심산불대응협회 제공]

협회 고문을 맡은 성제훈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은 “산불이 발생하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사람은 농업인”이라며 “협회와 긴밀히 협력해 산불을 예방하고 농업인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협회는 앞으로 소방과 산림당국, 지자체, 연구기관, 산업계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정책과 기술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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