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中다롄 낸드공장 장비 반입 요청”
美공장 투자 재원 마련 위한 협상 관측
美, 지난해 中공장 장비 포괄 허가 취소
SK하이닉스 “생산능력 확대 추진 안 해”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SK하이닉스가 미국에 신규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조건으로 중국 다롄 공장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추가 반입할 수 있도록 허가해달라고 미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 생산시설 투자와 중국 공장 가동 확대를 연계해 미중 반도체 규제 속에서 생산 능력과 투자 재원을 확보하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15일 로이터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2명을 인용해 SK하이닉스가 미국 정부와 이 같은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해외 반도체 기업에 미국 내 공장 건설을 압박하는 가운데 중국 사업장의 장비 반입 규제 완화를 미국 투자와 연결한 것이다.
협의의 중심에는 SK하이닉스의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이 있다. 솔리다임은 중국 다롄 공장 내 유휴 공간인 ‘모드 B’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추가 설치해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려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시설은 2023년 건설됐지만 당시 메모리 시장 침체로 장비 설치가 완료되지 않았다.
다롄 공장에는 램리서치와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KLA 등 미국 주요 반도체 장비업체의 설비가 사용된다. 솔리다임은 모드 B에 추가 장비를 반입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수출 허가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중국 공장의 생산 확대가 솔리다임의 미국 낸드 공장 건설 자금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생산시설을 활용해 수익을 확보한 뒤 미국 내 생산 기반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다른 소식통은 솔리다임이 미국 공장 투자 재원 조달을 위해 이르면 내년 기업공개(IPO)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중국 공장의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 내용에 선을 그었다. 회사는 로이터에 “모드 B의 장비 설치는 미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고 승인을 받아 진행되고 있다”며 “다롄 모드 B의 생산능력 확대는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중국 공장에 적용되던 미국산 반도체 장비 반입 포괄 허가를 취소했다. 이후 기존 공장 운영에 필요한 장비는 개별적으로 승인하되 생산능력 확대나 기술 업그레이드를 위한 장비 반입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SK하이닉스 다롄 공장에 대해 올해 사용할 수 있는 장비 수량을 제한한 수출 허가를 발급했다. 다만 2027년 미국산 장비와 기술의 추가 반입을 위한 허가는 아직 발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의 미국 투자 계획도 구체화되고 있다. 로이터는 지난달 솔리다임이 뉴욕주 북부를 유력 후보지로 신규 낸드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SK하이닉스는 이와 별도로 오하이오주 인텔 반도체 공장 부지 일부를 임차하는 방안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디애나주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첨단 패키징 공장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낸드 시장이 회복세를 보인 점도 투자 확대의 배경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의 월트 쿤 메모리 전문가에 따르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 등으로 낸드 가격은 2023년 중반 이후 7배 수준으로 상승했다. 낸드플래시는 AI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핵심 부품이다.
sj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