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합의 일환…신공장 2곳 자금투입
日 대미투자처 에너지→칩으로 확대
미국 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글로벌파운드리스가 일본의 대미투자 자금을 활용해 뉴욕주에 최대 210억달러(약 28조원)를 투입, 반도체 신공장 건설에 나선다. 미국과 일본이 관세 협상 과정에서 합의한 5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의 일환이다. 일본의 대미투자처가 에너지를 넘어 첨단 반도체 제조업로 확대하는 양상이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글로벌파운드리스는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몰타에 반도체 공장 2곳을 신설한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미국과 일본 정부가 지난해 7월 관세 협상을 통해 합의한 5500억달러 규모의 일본 대미 투자 가운데 210억달러를 반도체 사업에 투자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날 일본과의 반도체 분야 대미 투자 합의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오늘 나의 리더십 아래 글로벌파운드리스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이끄는 상무부는 뉴욕주 몰타에 2개의 거대한 신규 반도체 제조시설을 건설하기 위한 210억달러 규모 초대형 투자를 발표했다”며 이를 통해 뉴욕주에서 고임금 건설·공급망 일자리 2만7000개와 고숙련 제조업 일자리 1000개 이상이 창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 지휘 아래 일본이 이 210억달러 규모의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것”이라며 일본의 이번 투자 역시 “미국의 산업 기반을 재건하고 수십만개의 훌륭한 미국 일자리를 창출하며, 국가·경제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내 역사적인 무역 합의의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일본, 한국, 대만으로부터의 투자 약속을 거대한 건설 프로젝트로 전환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에 변혁을 가져올, 여러 세대에 걸쳐 영향을 미칠 합의들”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파운드리스가 이번에 신설하는 공장은 연산처리에 사용되는 로직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요미우리신문·NHK 등은 “글로벌파운드리스가 뉴욕주 반도체 공장에서 통신·자동차용 로직 반도체를 제조해 미국 내에 생산 거점을 둔 일본 자동차 제조사 등에 공급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투자는 두 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약 100억달러를 먼저 투입해 첫 번째 공장을 건설하고 2029년부터 가동한다는 목표다. 이후 약 100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두 번째 공장을 건설한다. 각 공장의 생산능력은 300㎜ 웨이퍼 기준 연간 90만장 규모다. 두 공장이 모두 완공되면 연간 총 180만장의 웨이퍼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팀 브린 글로벌파운드리스 최고경영자(CEO)는 “신규 공장 가동으로 미국의 웨이퍼 생산능력이 10%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투자는 미국과 일본 정부가 공동으로 특수목적법인(SPV)을 설립하는 방식이 활용된다. SPV가 투자 자금을 조달하고 프로젝트 전반의 관리와 건설, 생산, 기술 관리 등을 담당한다. 글로벌파운드리스는 인력 확보와 원자재 조달 등의 역할을 맡는다.
투자금은 일본 국제협력은행(JBIC)을 포함한 일본 대형 은행들이 융자에 나설 전망이다. 반도체 공장 건립 사업에는 일본의 대형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인 도쿄 일렉트론과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가 참여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글로벌파운드리스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이번 공장 투자 합의와 별개로 향후 글로벌파운드리스 지분 약 4%를 취득할 예정이다.
닛케이는 “이번 투자로 일본의 대미 투자가 에너지 인프라 중심에서 하이테크 제조업으로 확산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2월 발표된 일본의 1차 대미투자 사업에는 가스화력발전 시설과 미국산 원유 수출 인프라, 산업용 인조 다이아몬드 제조 등이 포함됐다. 이어 3월 발표된 2차 사업은 차세대 원자력발전 기술인 소형모듈원자로(SMR)와 천연가스 발전시설 건설이 중심이었다. 이번 사업을 포함해 현재까지 발표된 일본의 대미 투자·융자 규모는 총 1090억달러로 늘었다. 당초 합의한 5500억달러의 약 20%에 해당한다.
김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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