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수입량의 0.8%인 112만개…신규 공급망 확보 목적
미국산 AI로 수입 차질…태국·브라질·덴마크로 공급선 확대
항공운송·관세 등 비용 14억원…농식품부 “효과·적정성 평가”
[헤럴드경제=김선국 기자] 정부가 브라질산 계란 30개를 수입하는 데 약 4만4000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계란 구매비보다 항공운송비와 관세 등 부대비용이 7배 많았다. 다만 브라질산은 올해 전체 계란 수입물량의 0.8%에 불과한 소량 시범 도입이다. 정부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기존 수입국의 공급이 끊기는 상황에 대비해 새로운 수입경로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는 15일 브라질산 계란 수입과 관련해 올해 약 112만개를 들여오는 데 16억원이 소요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현지 계란 구매비용은 약 2억원이고, 나머지 14억원은 항공운송비와 관세 등 수입 제반비용이다.
브라질산 계란의 수입단가는 30개 기준 4만3923원이었다. 장거리 항공운송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컸다. 운송에는 대한항공 화물기를 이용했고, 관세는 국내 세입으로 귀속됐다.
정부가 높은 비용에도 브라질산 계란을 들여온 배경에는 지난해 겨울 발생한 AI가 있다. 국내에서는 전체 산란계의 약 13.7%인 1134만마리가 살처분됐다. 산란계를 다시 입식한 뒤 계란 생산이 본격적으로 회복되기까지 6~9개월이 걸리는 만큼 공급 공백을 메울 수입이 필요했다.
기존 주요 수입국인 미국에서도 AI가 확산하면서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지난 1월에는 계약한 미국산 계란이 애틀랜타 공항에서 출발을 기다리던 중 현지 AI 발생으로 수입이 취소되는 일도 있었다.
이에 농식품부는 미국에 집중된 수입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공급선 다변화에 나섰다. 신선란 수입이 가능한 10개국을 검토했지만 스페인과 네덜란드는 폭염 피해 등으로 물량 확보가 어려웠고, 폴란드와 뉴질랜드는 수출 희망업체가 없었다. 결국 기존 미국산 수입을 유지하면서 올해 3월 태국산, 7월 브라질산, 9월 덴마크산을 추가로 도입했다.
브라질은 우리나라와 계절이 반대인 남반구에 위치해 국내에서 AI가 집중 발생하는 겨울철 대체 공급처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일본도 올해 8월까지 브라질산 신선란 2000만개를 수입했다.
이번 브라질산 시범 수입에서는 실제 공급이 가능한지 확인하는 데 중점을 뒀다. 수입위생요건 적용부터 해외작업장 등록, 국제운송, 검역·통관, 국내 유통까지 전 과정을 점검했다. 브라질산 계란은 국내 동물검역과 식품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아 공급됐다.
올해 정부가 미국·태국·브라질·덴마크 등 4개국에서 수입한 신선란은 총 1억3324만개다. 수입과 국내 유통 등에 약 819억원이 들었다. 브라질산은 전체 수입물량의 약 0.8%를 차지한다.
정부는 신선란 수입이 판매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상업적 거래가 아니라 수급 불안에 대응하고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 조치라는 입장이다. 이에 수입국별 원가와 관계없이 정책적으로 정한 공급가격을 적용했다. 전체 수입 기간의 평균 공급가격은 개당 약 131원이다.
계란 가격은 국내 생산량 회복과 신선란 수입, 계란가공품 할당관세 등의 영향으로 지난 7월 하순부터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특란 30개 기준 소비자가격은 7월 7429원에서 10월 상순 7014원으로 내려갔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3.2% 높은 수준이다.
농식품부는 이번 시범 수입으로 긴급 상황에서 활용할 신규 공급경로를 확보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다만 장거리 운송에 따른 높은 비용과 재정 부담이 발생한 만큼 수입비용의 적정성과 시범 도입 효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할 계획이다.
앞으로는 국내 계란 수급상황과 국가별 공급 안정성, 운송비용 등을 고려해 수입 여부와 물량을 결정할 방침이다. AI 방역 강화와 산란계 농가 시설 현대화, 수급관리 고도화 및 유통구조 개선을 통해 국내 생산기반도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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