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지원으로 자격증 딴 300명에 3.6억 투입
“정작 핵심 교량 점검은 외부 채용 16명에만 전담”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한국도로공사가 첨단 도로 관리와 재난 대응을 명분으로 수억 원을 들여 구축한 ‘드론 통합 관리시스템’이 정작 재난상황실이나 교통관제센터와 전혀 연계되지 않은 채 방치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인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남 아산시갑)이 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드론 시스템 구축 및 인력 운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 2022년 2억9500만 원을 들여 드론 통합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매년 4000만원 안팎의 유지관리비를 투입하는 중이다.
하지만 정작 도로공사 교통관제센터, 재난상황실과의 연계 실적은 ‘0건’에 그쳤다. 또한 국토교통부 도로전광표지(VMS), 대국민 교통정보 앱 연계나 경찰·소방 등 유관기관과의 실시간 영상 공유 실적도 ‘해당 사항 없음’으로 나타났다.
드론이 현장에서 촬영한 고해상도 영상이 실시간 재난 대응이나 안전 순찰에 쓰이지 못하고, 비탈면이나 교량 점검 영상 등을 내부 저장 서버 (NAS) 에 단순 보관·축적하는 데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
인력 운용 실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도로공사 내 총 665 명의 사내 드론 자격증 취득자 중 300명은 총 3억6480만원의 교육비를 지원해 자격증을 취득했다. 여기에 공사는 자격증 취득자 414명을 대상으로 1억3760만원을 투입해 조종 실습 심화 교육을 별도 실시했다.
하지만 복 의원실이 도로공사의 최근 5년간 비행 실적을 정밀 분석한 결과, 공사가 제출한 교량 점검 비행 횟수와 비행시간 전부는 공사가 2021년부터 별도로 외부 채용해 운영 중인 ‘전담 인력 16명’(8 개 지역본부별 2명)이 수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회삿돈으로 자격증을 딴 인원을 포함한 나머지 649 명의 ‘겸무 인력’은 핵심 비행 업무에서 완전히 배제된 채 방치되어 온 셈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자격증 보유자 665명의 명단을 전수 분석한 결과, 업무 연관성이 없는 본사 관리직과 행정직이 무더기로 포함되어 있었다. 세부적으로 본사 고위직들이 줄지어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운영지원 및 인사 부서 , 운전원까지 자격증을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숙한 조종과 파행 운용에 따른 혈세 낭비도 잇따랐다는 지적이다. 도로공사에서 최근 3년간 추락·고장·파손 등으로 불용(폐기) 처리된 드론은 23대에 달하며 이로 인한 순수 기체 손실액만 1억4251만 원에 달했다.
복 의원은 “첨단 드론으로 스마트 고속도로를 구축하겠다며 수억 원을 들여 만든 통합관리시스템이 정작 재난상황실이나 교통관제와는 연계조차 안 되는 전시용 먹통 시스템으로 전락했다”면서 “도로공사는 형식적인 자격증 취득 지원을 중단하고 드론 영상을 실시간 재난·교통 관제망과 즉각 연동해 실질적인 국민 안전에 기여하도록 체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bigroot@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