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수출품 5185개 분석
파라자일렌·전기차順 경쟁력 하락
“비회원국 유지땐 역내 입지 약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발효 이후 한국 수출품의 절반가량이 회원국 시장에서 경쟁력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현재 세계 최상위권인 우리 조선업이 CPTPP 회원국과의 경쟁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연구원은 14일 발표한 ‘CPTPP 발효 전후 우리나라의 경쟁력 분석’ 보고서에서 한국 수출품 5185개 품목의 경쟁력 지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분석 기간은 CPTPP 발효 전인 2012~2018년과 발효 후인 2021~2024년으로,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2019~2020년은 제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CPTPP 발효 이후 한국 수출품 가운데 2711개(52.3%)는 회원국 시장에서 경쟁력 지표가 상승했지만, 2474개(47.7%)는 하락했다. 경쟁력 지표가 떨어진 품목 중 796개(32.3%)는 CPTPP 시장 밖에서는 경쟁력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연구원은 2024년 말 CPTPP에 가입한 영국을 제외한 11개 회원국과 한국의 품목별 대(對) CPTPP 역내 대칭현시비교우위지수(RSCA)를 산출해 비교했다. 지표는 -1에서 1 사이의 값을 가지며, 숫자가 클수록 해당 품목이 CPTPP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강점이 있다는 의미다.
CPTPP 발효 후 역내 RSCA가 가장 크게 하락한 수출 품목은 석유화학제품 원료인 파라자일렌(0.76→0.02)과 전기차(0.82→0.50), 승용차(0.26→0.03) 순이었다.
또 보고서는 경쟁력 지표가 하락한 업종에서 조선(+0.125)업이 가장 많이 높아져 우리나라 조선업이 가장 타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자동차 품목의 경우 멕시코 시장에서의 관세 격차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멕시코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지 않아 다른 CPTPP 회원국보다 관세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올해부터 멕시코가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를 대상으로 수입 관세를 최대 50%까지 인상하기로 한 ‘일반수출입세법’ 개정안을 시행하면서 한국 기업들은 관세 부담을 지게 됐다.
보고서는 한국이 CPTPP 비회원국 지위를 유지할 경우 역내 시장에서의 입지가 더 약화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CPTPP 가입 여부와 별개로 멕시코와 통상관계 개선 방안 검토, 수출 품목별 모니터링 등 후속 대응 방안도 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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