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핀테크 1세대, 비즈플레이 대표로 경영 복귀
100대 기업 중 30곳 고객사…내년 50곳 목표
“AI는 성장 아닌 생존의 문제”
AI 전환으로 성장동력 확보…2029년 IPO 추진
[헤럴드경제=부애리 기자] “국내 100대 기업 가운데 절반을 고객사로 확보하는 것이 내년 목표입니다. 대기업 시장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갖추면 계열사와 관계사로도 자연스럽게 사업이 확대될 것입니다”
석창규 비즈플레이 대표 겸 웹케시그룹 회장은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기업 경비·출장관리 시장 공략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국내 핀테크 1세대 창업자인 석 회장은 지난 6월 비즈플레이 대표로 경영 일선에 복귀해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석 회장이 내세운 핵심 전략은 대기업 시장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다. 비즈플레이는 현재 국내 시가총액 100대 기업 중 30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상위 10대 기업 중에서는 7곳, 50대 기업 중에서는 17곳이 비즈플레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내년에는 100대 기업 중 고객사를 50곳까지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비즈플레이는 기업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과 경비지출을 관리하는 서비스에서 출발해 출장·복지·식대·총무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기업이 사용하는 여러 시스템을 연결하고 복잡한 비용 처리 업무를 자동화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다.
석 회장은 특정 시장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성장의 원칙으로 삼고 있다. 이른바 ‘송곳 전략’이다.
그는 “사업이 어려울 때마다 고객과 시장을 다시 들여다봤다”라며 “넓은 시장을 모두 공략하려 하기보다 송곳처럼 특정 분야를 깊게 파고들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 영역을 무작정 넓히면 경쟁하기 어려워진다”라며 “항상 버리고, 빼고, 바꾸면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 왔다”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전략은 비즈플레이의 대기업 시장 공략에도 적용되고 있다. 대기업 본사를 고객사로 확보하면 계열사와 해외법인 등으로 서비스 공급을 확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석 회장은 “초대기업들이 사용하는 서비스를 충실하게 제공하면 국내 계열사뿐 아니라 해외법인으로도 사업을 넓힐 수 있다”라며 “국내 기업의 해외 출장과 경비 처리 업무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기회를 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비즈플레이는 국내 대기업 고객을 기반으로 해외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과거 일본과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서 현지 시장을 직접 개척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국내 기업의 해외 사업장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공급하는 전략으로 방향을 바꿨다.
AI 시대 맞아 다시 경영 일선으로
석 회장은 1999년 웹케시를 창업한 국내 1세대 핀테크 기업인이다. 은행 전산 업무를 담당하던 그는 인터넷뱅킹 시대의 가능성을 보고 창업에 뛰어들었다.
석 회장은 “당시 금융망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것을 보면서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회상했다.
창업 이후 기업 인터넷뱅킹과 가상계좌, 자금관리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지만 성장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초기에는 기술력만 있으면 사업에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시스템통합(SI)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겪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웹케시그룹은 기업 금융과 자금관리 등 전문 분야에 집중하는 사업모델을 구축해 왔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확산을 새로운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석 회장은 이를 창업 이후 세 번째로 맞는 중대한 변화로 규정했다. 그는 “제3의 창업으로 느껴질 정도로 1999년 인터넷이 등장했을 때와 지금의 상황이 비슷하다”라며 “AI 전환은 이제 성장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기업의 생존 문제”라고 강조했다.
웹케시그룹은 AI를 활용한 업무 생산성 향상과 AI 기반 서비스 개발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개발자가 직접 코드를 작성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AI가 개발 업무를 수행하고 사람은 설계와 품질관리, 고객 컨설팅 등에 집중하도록 조직을 재편하고 있다.
석 회장은 “과거에는 코딩을 잘하는 사람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업무를 깊이 이해하고 AI를 제대로 활용하는 사람이 경쟁력을 갖게 된다”라며 “개발자들도 상품 전문가나 컨설턴트 등으로 역할을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룹 계열사별 AI 사업도 차별화하고 있다. 웹케시는 인터넷뱅킹 등 금융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개발에 집중하고, 쿠콘은 AI가 활용할 수 있는 금융 데이터 제공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비즈플레이는 기업 경비·출장 관리 시스템에 AI를 접목하는 역할을 맡는다.
비즈플레이, 2029년 상장 추진
석 회장은 비즈플레이가 AI 전환을 통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내년부터 본격적인 성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석 회장은 비즈플레이의 내년과 내후년 매출 성장을 기반으로 2029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석 회장은 “AI를 도입하면서 매출 증가뿐 아니라 비용 구조도 살펴보기 시작했다”라며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성장 구도로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가 다시 직접 경영에 나선 것도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석 회장은 AI 시대의 산업 변화가 과거 인터넷 등장 당시보다 더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석 회장은 “삼성보다 더 큰 회사를 만들 수는 없더라도 좋은 회사는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직원들이 만족할 수 있는 급여와 복지, 근무 환경을 갖추고 지속 가능한 사업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이 걸어온 길 ▷1962년 부산 출생 ▷1988년 부산대학교 전산통계학과 졸업 ▷1988~1998년 국민·동남·주택·부산은행 근무 ▷1999~2016년 웹케시 대표이사 ▷2017년 웹케시그룹 회장 ▷2022년 코스닥협회 부회장 ▷2026년 비즈플레이 대표이사 겸 웹케시그룹 회장
b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