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선불충전금, 3개 분기 연속 증가세
이용자·결제액도 반등…고객 복귀 영향
8350억원 영업손실, 수익성 개선은 과제
[헤럴드경제=정대한 기자] #. 육아휴직 중인 30대 직장인 정모 씨는 최근 쿠팡에 돈을 충전해 쓰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멤버십을 해지하고 잠시 다른 이커머스를 썼지만, 육아 때문에 결국 로켓배송을 다시 찾았다. 정 씨는 “육아용품은 당장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쿠팡은 다른 곳보다 품목이 많고 배송도 빨라서 쓸 수밖에 없다”며 “정보유출과 이후의 태도가 실망스럽지만, 대체제가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급감했던 쿠팡페이 선불충전금이 다시 늘고 있다. 올해 들어 3개 분기 연속 증가하면서 유출 사태 이전 수준에 근접했다. 앱 이용자와 신규 설치, 결제액 등 주요 지표도 회복세를 보이면서 ‘탈팡’(쿠팡 탈퇴)의 여파가 잦아드는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페이의 3분기(9월 말) 기준 선불충전금 잔액은 약 1194억원이다. 직전 분기인 2분기(1150억원)보다 약 45억원(3.9%) 늘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직전인 지난해 3분기(1236억원)보다는 3.3% 적지만, 비슷한 수준까지 회복했다.
선불충전금은 이용자가 플랫폼에 미리 입금해두는 돈이다. 소비자를 묶는 ‘록인(Lock-in) 효과’와 밀접해 충성고객을 가늠하는 지표로 쓰인다. 쿠팡페이의 선불충전금은 지난해 3분기 약 1236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4분기 113억원(9.1%)으로 급감했다. 2023년 4분기(1098억원) 이후 2년 만의 최저치였다.
올해는 3개 분기 연속 늘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9개월 만에 약 72억원(6.4%) 증가했다. 전 분기 대비 증가율은 3분기가 3.9%로 1분기(2.3%)와 2분기(0.2%)보다 높았다.
앱 이용자와 결제액도 반등하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쿠팡 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약 3565만명으로 1년 전보다 4.4% 늘었다. MAU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 직전인 지난해 10월 3438만명에서 올해 2월 3364만명까지 줄었다. 3월에는 약 139만명(4.1%)이 다시 늘면서 반등했다. 지금은 유출 사태 전보다 많다.
지난달 쿠팡의 신용·체크카드 추정 결제액도 전년 동월 대비 3.9% 증가한 4조8540억원이었다. 지난해 10월 4조4365억원에서 올해 2월 4조220억원까지 줄었다가 반등했다. 지난 7월에는 5조942억원으로 월 5조원대를 돌파했다.
‘돌팡(쿠팡으로 복귀)’ 수요도 두드러졌다. 지난 8월 쿠팡Inc 실적 발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프로덕트커머스 부문 활성 고객 수는 2470만명으로 직전 분기(2390만명)보다 80만명 늘었다. 지난해 4분기 2460만명에서 올해 1분기 2390만명으로 줄었지만, 유출 사태 이전인 지난해 3분기와 같은 수준이다. 유료 멤버십이자 핵심 고객인 와우 멤버십 회원 수 역시 사고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회복의 배경으로는 로켓배송·새벽배송·통합 와우 멤버십 전략으로 쿠팡 의존도가 커진 ‘충성 고객’의 복귀가 꼽힌다. 유출 사태 직후 일부 소비자를 중심으로 탈팡 움직임이 나타났지만, 실제 소비 단계에서는 높아진 의존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해석이다.
사태 이후 다른 이커머스를 썼다가 쿠팡으로 돌아온 이용자도 많다. 모바일인덱스 ‘이커머스 9월호’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8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이용했다가 9월에 쓰지 않은 이용자는 약 231만명으로 전체의 25.5%였다. 이 중 73.7%인 약 170만명이 쿠팡 앱을 이용했다. 반대로 쿠팡에서 이탈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이용한 사람은 약 12만명에 그쳤다.
쿠팡 앱 설치 후 다시 사용한 비율인 재방문율도 74.7%로 전년 동기 대비 1.8%포인트(p) 올랐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같은 기간 58.6%에서 43.6%로 15.0%p 내려갔다.
이용 지표가 회복돼도 수익성 개선은 과제다. 쿠팡Inc는 올해 2분기 매출 88억5600만달러(약 13조3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4%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5억5600만달러(약 8350억원)로 적자 전환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을 제외하더라도 1억4600만달러(약 2190억원)의 조정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둘러싼 책임 논란과 법적 분쟁도 진행형이다. 지난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피해 배상조정안 불수용과 공정거래위원회 현장조사 불응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앞서 지난 7일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부과한 6247억원의 과징금에 불복해 서울행정법원에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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