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피아니스트. [©Stephan Rabold. 키아프 서울 제공]
조성진 피아니스트. [©Stephan Rabold. 키아프 서울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세계적인 오케스트라 빈필하모닉이 다시 만난다. 라흐마니노프 2번으로 시작한 인연이 베토벤 3번을 지나, 이번엔 베토벤 4번으로 이어진다.

WCN에 따르면 조성진은 오는 2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빈필하모닉의 협연자로 무대에 선다.

베를린필하모닉과 함께 세계 양대 최정상 악단으로 꼽히는 빈필과 조성진의 인연이 깊다. 이들의 서사는 2022년으로 되돌아간다.

그해 2월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카네기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마친 피아니스트 조성진(32)은 일어선 객석 앞에서 다시 건반에 손을 올렸다. 앙코르는 차이콥스키 ‘사계’ 가운데 ‘10월(가을의 노래)’. 빈 필하모닉과 처음 한 무대에 선 밤이었다.

사실 이날의 무대는 조성진의 몫이 아니었다. 이날 공연의 지휘는 러시아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협연은 러시아 피아니스트 데니스 마추예프가 맡기로 돼 있었다. 공연 전날이었던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 예술계의 분위기도 긴박해졌다. 두 사람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공개 지지해 온 음악가들이다. 마추예프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합병에도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카네기홀과 빈 필은 두 사람을 무대에서 내렸다. 지휘봉은 야닉 네제세갱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음악감독에게 , 피아노는 독일 베를린에 머물던 조성진에게 돌아갔다.

카네기홀은 공연 당일 오전 협연자 교체를 공지하며 “매우 촉박한 통보에도 베를린에서 와 주기로 한 조성진에게 깊이 감사한다”고 밝혔다. 조성진에게는 빈 필과의 첫 협연이자, 카네기홀에서 오케스트라와 함께한 첫 무대였다. 그는 이틀 뒤 자신의 트위터(현 X)에 “카네기홀 빈 필 공연에 막판 투입돼 지휘자 야닉 네제세갱과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는 소감을 남겼다.

뉴욕에서 시작된 인연은 2024년 서울로 이어졌다. 그해 10월 빈 필 내한 공연에서 조성진은 안드리스 넬손스의 지휘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을 협연했다. 조성진은 2년 만에 다시 빈 필과 함께 한다.

이번 공연의 포디엄에는 투간 소키에프가 오른다. 빈 필과 소키에프의 협업은 2009년 서울에서 열린 빈 필 아시아 투어에서 시작됐다. 이후 빈 정기 연주회와 세계 순회공연에서 꾸준히 호흡을 맞췄다. 소키에프는 2027년 빈 필 신년음악회 지휘자로 선정됐고, 2026/27 시즌부터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 겸 예술고문을 맡고 있다.

한국 공연에서의 프로그램은 베토벤과 브람스다. 1부에서 조성진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을 연주한다. 오케스트라가 먼저 주제를 펼치는 대개의 협주곡과 달리, 피아노 독주가 홀로 조용히 첫 화음을 여는 곡이다. 2부는 브람스 교향곡 2번이다. 따뜻하고 목가적인 선율 때문에 브람스의 ‘전원 교향곡’으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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