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비 명령어없이 자연어로 광액세스망 자동 제어
- 오류 사전 검증·정보유출 막는 자체 AI 기술 확보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사람이 일일이 복잡한 명령어를 입력하지 않아도 인공지능(AI)이 알아서 통신망을 설정하고 오류까지 점검하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사용자가 일상적인 언어로 원하는 작업을 지시하면 대규모언어모델(LLM)이 이를 이해해 광통신망을 자동으로 설정하고, 실제 적용에 앞서 오류 가능성까지 검증하는 ‘LLM 기반 광액세스망 운용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광액세스망은 가정과 기업, 이동통신 기지국 등 이용자와 가까운 곳까지 초고속 통신 서비스를 전달하는 핵심 인프라다. 통신망의 모세혈관으로 불리지만 다양한 장비와 기능이 복잡하게 연결돼 있어 기존에는 전문 작업자가 장비별 명령어와 운용 절차를 숙지하고 직접 설정해야 했다.
ETRI가 개발한 기술은 이러한 복잡한 과정을 AI가 대신 처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용자가 자연어로 네트워크 운용 목표를 입력하면 AI가 명령의 의도를 분석하고 필요한 작업 절차를 스스로 계획한 뒤 실제 광액세스 장비를 제어한다.
연구진은 장비 등록과 설정 등 실제 통신망 운용에 필요한 다양한 작업에 기술을 적용했다. 광액세스 장비와의 연동시험을 통해 자연어 명령만으로 망을 운용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특히 AI가 잘못된 명령을 내리더라도 실제 통신망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오류를 걸러내는 기술도 개발했다.
AI가 생성한 제어 절차를 실제 통신망에 적용하기 전 현재 네트워크 상태와 운용 정보를 반영한 가상 환경에서 미리 검증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잘못된 설정이나 명령으로 인한 장애 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통신망의 핵심 정보를 외부로 유출하지 않고 AI를 활용할 수 있는 기술도 확보했다.
외부 상용 LLM을 통신망 운용에 활용하면 주요 네트워크 설정 정보와 운용 데이터가 외부 서버로 전달될 우려가 있다. 이에 ETRI는 통신망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구동하는 ‘광액세스 특화 로컬 LLM’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ETRI는 앞으로 사람이 명령을 내려야 작동하는 수준을 넘어 AI가 네트워크 상태를 스스로 파악하고 상황에 맞춰 판단·제어하는 ‘AI 네이티브(AI-Native) 광액세스망’으로 기술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광액세스망 운용 지식과 네트워크 상태, 운용 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학습한 ‘광액세스 파운데이션 LLM’ 개발에도 나선다.
조승현 ETRI 유무선광액세스연구실장은 “AI가 작업자의 자연어 명령을 이해해 필요한 작업을 수행하고 실제 적용 전에 결과를 검증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AI가 네트워크 상태를 스스로 인지하고 판단·제어하는 AI 네이티브 광액세스 기술을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